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30일 특검 임명 후 특수본 운영 방침과 관련, “특검이 임명되면 준비기간이 20일 있는데 그동안 필요하다면 수사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검 임명 후 검찰은 수사를 모두 넘기겠다고 했던 기존 태도에서 다소 유연해진 모습이다.
검찰 관계자는 “특검 준비기간에는 특검도 수사할 수 있고 검찰도 수사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니 최대한 할 수 있는 것을 해보겠다는 것”이라며 “특검과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검찰이 특검과 ‘동시 수사’ 가능성을 언급한 것은 사안의 중대성과 수사 대상·범위가 워낙 넓다는 점을 동시에 고려해서다. 특검 임명 후 20일간 사무실 마련, 수사인력 확보 등 준비할 수 있는 기간을 주는데 이 기간에 검찰이 협력해 ‘수사 공백’ 기간을 최대한 줄이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이날 임명된 박영수 특검도 “검찰 수사가 끝이면 안된다. 수사라는 게 리듬이 있어야 한다”며 이같은 검찰 입장에 힘을 실었다.
‘특검-검찰 동시 수사’가 이뤄지면 검찰은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과 최씨의 조카 장시호씨 등이 연루된 주변 의혹 부분을 담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검찰 수사가 상당 부분 진행된 상태에서 열흘가량 남겨둔 두 사람의 남은 구속기간 동안 특검이 사건을 파악한 뒤 기소까지 하기는 시간이 벅찰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검찰은 “우리가 구속해 집중적으로 수사하고 있으니 특검보다는 우리가 수사하는 것이 효율적이지 않겠느냐”고 했다. /진동영기자 j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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