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비주류 다선 의원들은 7일 ‘최순실 국정개입 파문’에 따른 정국 수습 방안과 관련, 이정현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 사퇴를 촉구하면서 이를 거부할 경우 중대 결단을 내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특히 당내에 이번 ‘국정 파탄’에 책임이 있는 인사들이 있다면서 정계은퇴를 요구, 사실상 주류 친박(친박근혜)계 핵심 의원들에 대한 퇴진을 촉구한 것이라는 해석을 낳았다.
심재철ㆍ김재경ㆍ나경원 의원 등 비주류 의원 10명은 이날 국회에서 ‘긴급 중진회의’를 열고 이같이 의견을 모았다고 황영철 의원이 브리핑을 통해 밝혔다.
모임은 우선 최고위원단 가운데 유일한 비주류인 강석호 최고위원의 사퇴에 대한 지지 입장을 밝히면서 국민 요구에 부응하는 당 쇄신을 위해서는 이 대표도 즉각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당내 분란과 ‘최순실 국정농단’에 따른 국정파탄의 책임을 지고 있는 당내 인사들에 대해 “정치적 책임을 져야 한다”면서 “2선 후퇴, 정계 은퇴 등으로 국민 앞에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밝혔다.구체적으로 거명하지는 않았으나 이 대표를 비롯해 친박계 지도부와 중진 의원들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됐다.
이들은 특히 “지도부 사퇴 등의 요구가 관철되지 않을 경우에는 앞으로는 당 지도부를 더이상 인정할 수 없다”면서 “특단의 대책을 강구할 각오를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황 의원은 “지도부를 인정할 수 없으니 우리 차원에서 따로 당 지도부의 역할을 할 수 있는 게 필요하지 않겠느냐”면서 “새로운 당의 목소리를 만들어내는 것들을 구체화해야 한다는 얘기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이날 비주류 좌장격인 김무성 전 대표가 박근혜 대통령에게 탈당을 공개 요구한 것과 맞물려 사실상 비주류가 분당의 수순을 밟는 게 아니냐는 분석을 내놨다.
이와 함께 모임은 거국중립내각 구성을 위해서는 모든 것을 원점에서 시작해야 한다면서 김병준 내정자에 대한 지명을 철회하는 동시에 정치권과 협의를 거쳐 거국내각 논의가 다시 시작돼야 한다고 밝혔다.
또 박 대통령이 여야 대표들에게 제안한 회담에서도 이정현 대표가 아닌 새로운 당 대표가 참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권경원기자 nahe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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