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말로 예정된 미국의 금리 인상에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시행 등으로 중소형 빌딩 시장이 위축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저금리 시대에 인기 투자상품으로 부상한 중소형 빌딩이 복병을 만나게 된 셈이다. 전문가들은 김영란법 시행으로 건물에 입점한 업종 매출 감소가 연말께 본격적으로 나타나면 미국 금리 인상과 맞물려 시장의 위축이 장기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11일 빌딩전문중개업체 리얼티코리아의 집계에 따르면 9월 빌딩 거래량은 81건으로 8월(111건)보다 27% 줄었다. 거래금액은 약 3,957억원으로 8월의 6,637억원에서 40% 급감했다. 중소형 빌딩 거래 시장이 지난 7월(거래량 209건, 거래금액 약 1조 2,648억원)에 정점을 찍은 후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는 것이다.
중소형 빌딩 가운데 가장 많이 찾는 매매금액 50억원 이하 소형 빌딩 거래량도 9월에 60건으로 8월(78건)보다 23% 감소했고 1~8월 월 평균(70건)보다 14% 줄었다.
문소임 리얼티코리아 수석연구원은 “계절적 요인에다 미국 금리 인상 예고 등이 겹치면서 거래가 준 영향이 있다”고 말했다. 저금리 등으로 중소형 빌딩을 찾는 수요는 크게 줄지 않았지만 가격이 더 떨어지기를 기대하는 수요가 늘고 있다는 것이 현지 중개업소의 설명이다.
무엇보다 연말로 갈수록 시장 상황이 좋지 않다는 점이다. 미국의 금리 인상이 예고된 가운데 김영란법 시행에 따른 일부 업종의 매출 감소가 본격화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문 연구원은 “매출이 급감하는 매장이 생기면 건물주가 임대료를 받기 어려워져 해당 빌딩의 가격이 낮아질 수 있지만 어느 업종이 큰 영향을 받는지 구체적인 실태 파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분기별 기준으로는 7월에 빌딩 거래 건수와 금액이 크게 늘면서 거래건수와 금액 모두 상승세가 계속되고 있다. 올 3·4분기의 경우 2·4분기보다 거래건수와 금액이 증가했다. 눈길을 끄는 것은 3·4분기에 투자형 거래량이 2·4분기보다 64건 증가한 129건으로 임대수익형 거래량(124건)을 올 들어 처음으로 앞섰다. /박경훈기자 socoo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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