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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 창] 美 금리보다 기업 실적을 보라

제임스 티어니 주니어 AB자산운용 미국 성장주 최고투자책임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 우려가 커지면서 지난 9일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가 순식간에 2.5% 급락했다. 물론 연준이 금리 인상을 유보할 것이라는 신호를 내보내자 며칠 뒤 손실분을 거의 회복했다. 이처럼 시장은 미국의 금리 인상 전망에 따라 높은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물론 통화정책이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기는 하지만 이에 즉각 반응하는 것은 좋은 투자 전략이 아니다.

미국 증시에서 기업 실적과 주가는 다소 거리가 먼 흐름을 보이며 투자자를 혼란스럽게 만들고 있다. 이 관계를 나타내는 상관계수는 최고치인 1에 가까울수록 밀접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기업들이 2·4분기 실적을 발표하자 이 상관계수는 급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미국 대형주의 상관계수는 8월 기준으로 평균 0.24로 낮게 유지되고 있다. 이는 상관계수를 집계하기 시작한 지난 1984년 이후 사상 최저치다.

상관계수의 하락은 일부 기업과 업종에서는 기회인 동시에 위험 요소다. 예를 들어 통신·공공사업·소비재 부문은 예상보다 매출 증가율은 낮았지만 안정을 추구하는 투자자가 배당을 노리고 몰리면서 주가는 오히려 상승했다. 유독 이 부문에서 금융권의 수익률 예측이 빗나갔던 이유 중 하나다. 그럼에도 여전히 매출과 수익률이 뒷받침되지 못한 기업에 투자자가 지나치게 쏠리는 현상은 상당히 위험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와 반대로 미국 헬스케어(건강관리) 부문은 기업의 매출 증가율이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고 있는데도 정치적 논쟁 등의 영향으로 아직 주가는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투자자는 약값 규제나 오바마케어 철회 등 정치적 불확실성에 덜 노출되고 강력한 사업 동력을 지닌 기업에서 매력적인 투자 가치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주가가 기업의 실적과 관계없이 움직이는 상관계수가 낮은 환경에서는 액티브 펀드 매니저의 역할이 빛을 발한다. 액티브 펀드 매니저는 초과 수익을 내기 위해 실적 성장 가능성이 높은 기업을 직접 선별하고 투자 포트폴리오를 적극적으로 운용한다. 오를 것 같은 주식을 찾아내는 작업은 언제나 쉽지 않다. 그래도 미국 연준의 의도를 늘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것보다는 주식 전문가의 차별화된 조사 능력과 통찰력을 바탕으로 투자 종목을 선별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더 좋은 성과를 내는 지름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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