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자산가들이 국세청에 신고한 해외금융계좌 규모가 1년 만에 70% 넘게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세청은 7일 올해 개인과 법인 1,053명이 해외금융계좌 총 56조1,000억원을 신고해 지난해보다 금액기준 52%, 인원기준 27.5% 증가했다고 밝혔다. 특히 신고금액은 2년 연속 50% 이상 늘어났다.
법인에 비해 자산가 개인의 신고 금액 증가폭이 컸다. 개인은 512명이 4조8,000억원을 신고해 지난해보다 77.8% 늘었고 법인은 524개가 51조3,000억원을 신고해 1년 전보다 50% 증가했다.
국세청은 국가 간 조세 및 금융정보 교환 등 국제공조 여건이 확충되는 가운데 지난 3월 실시한 미신고 역외소득·재산 자진신고 제도 시행과 제도 개선에 따른 결과라고 분석했다. 국세청 관계자는 “1억원대 거래여도 신고되지 않은 경우 해외 과세당국이 국세청에 통보하는 등 각국 과세당국 간 정보 교환이 세밀한 수준까지 발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평균 신고금액을 보면 개인은 평균 93억원을 신고해 주로 자산가가 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억원 이하가 199명으로 가장 많았지만 50억원 초과자도 152명을 차지했다. 법인은 평균 949억원을 신고했다.
계좌 유형별로는 예·적금 계좌가 76.4%로 대부분을 차지했고 주식계좌 14.7%, 채권·파생상품·보험·펀드 계좌는 8.9%로 나타났다.
개인의 해외 계좌가 가장 많이 분포한 국가는 싱가포르가 1조3,240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미국(1조2,881억원), 홍콩(9,263억원), 일본(5,425억원), 스위스(1,399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국세청은 올해 상반기까지 해외금융계좌 미신고자 17명에게 39억원의 과태료를 부과했으며 올해 하반기에는 2014년 신고의무 위반자의 명단을 공개할 계획이다. 국세청 관계자는 “앞으로 자체 수집 정보와 국가 간 정보 교환자료를 활용해 미신고자나 과소 신고자에 대한 세무조사를 추진하고 미신고나 과소신고 금액이 50억원을 초과하면 검찰에 고발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임세원기자 wh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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