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Science & Market] '포켓몬 고' 열풍과 API 경제

이석중 라온피플 대표

API 개방, 이미 세계적 추세

새로운 사업기회 얻을 수 있어

플랫폼 자체개발 얽매이지 말고

'효율적 차용'으로 혁신 꾀해야

이석중 라온피플 대표




최근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 정보기술(IT) 관련 소식으로 ‘포켓몬 고’와 라인의 뉴욕·도쿄 동시 상장을 꼽을 수 있다. 라인은 상장으로 1조5,000억원을 조달하고 시가총액도 무려 10조원이 넘는 등 글로벌 IT 기업의 기업공개(IPO)로는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위치 기반 증강현실(AR) 모바일 게임 포켓몬 고에 대한 반응은 열풍이라고 표현해도 부족할 것 같다. 게임이 출시된 지 하루 만에 애플 앱스토어 다운로드 순위 1위가 됐고 하루 이용자 수도 800만명에 달했다. 이 게임을 하다 결혼식에 참석하지 못하고 절벽에서 추락하는 등 사고도 속출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게임이 가능한 속초를 비롯한 강원도 일부 지역은 게이머들로 북적인다.

한때 혁신의 상징이던 닌텐도는 스마트폰을 이용한 모바일 게임이 대세가 되면서 쇠락의 길을 걸었다. 지난 2012년부터는 내리 3년간 적자를 봤다. 이번에 포켓몬 고를 출시하면서 주가가 2배가량이나 껑충 뛰고 사람들은 다시 닌텐도에 찬사를 보내기 시작했다.

AR 기술은 몇 년 전 주목을 받다가 좀 시들해진 상태였다. 포켓몬 고의 수익 모델이나 게임 방식 역시 크게 새로울 것이 없다. 하지만 닌텐도는 AR 기술을 게임에 접목하고 위성항법장치(GPS)를 이용해 구글맵과 연동시켜 O2O(온라인과 오프라인 연계) 서비스가 가능하도록 했다. 특히 이미 친숙한 콘텐츠인 포켓몬 캐릭터를 결합해 게이머들이 열광하게 만들었다.

만약 닌텐도가 기존의 닌텐도 DS·위(Wii)와 같은 플랫폼을 고집했다면, 또 모든 것을 직접 개발하려고 했다면 지금과 같은 작품이 나오지 못했을 것이다. API(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 이코노미 관점에서 보면 이미 대세가 된 모바일 플랫폼을 받아들이고 자신들의 독특한 구상을 현명하게 결합한 것이 성공 열쇠이다.

API가 서비스, 응용 프로그램 및 시스템을 연결해주는 디지털 접착제와 같은 역할을 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한 것이다. 이른바 API 이코노미다. 이는 API가 단순하게 두 개의 소프트웨어를 연결해주는 규격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단지 소프트웨어 전문가들만 API를 이해하고 다룬다고 생각하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많은 사람이 API를 개방해 수익과 사업 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이용자들 역시 자신들이 모든 것을 직접 구현하는 것보다 잘 구현된 API가 있다면 그것을 활용하는 것이 훨씬 빠르고 효율적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

인공지능(AI) 분야에서도 API나 소프트웨어 개발 키트(SDK) 개방이 대세로 자리 잡았다. 아마존은 자신들의 AI 서비스를 연동시켜 개발하기 위한 키트인 ASK(Alexa Skill Kit)를 무료로 공급하고 사물인터넷(IoT) 디바이스와 연결하기 위한 스마트 홈 스킬 API도 공개했다. 많은 개발자가 이것을 이용해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고 있다.

왓슨이라는 자연언어 처리 및 인지 컴퓨팅을 수행할 수 있는 AI 플랫폼을 갖고 있는 IBM은 이 플랫폼을 사용할 수 있는 왓슨 디벨로퍼 클라우드를 발표했다. 구글은 머신러닝 응용을 개발하기 위한 소프트웨어 라이브러리인 텐서플로를 공개해 개발자들이 자신들의 머신러닝 플랫폼을 만들 수 있게 했다. 2011년 시리를 발표하면서 폐쇄적 정책으로 일관하던 애플조차 6월 AI 기능이 훨씬 강화된 시리 업데이트 버전을 발표하면서 API를 공개하는 정책으로 변화를 꾀했다.

모두가 복잡하고 완성도 높은 AI 플랫폼을 개발할 필요는 없다. AI 플랫폼을 개발하는 노력도 있어야겠지만 AI 플랫폼 업체들이 공급하는 잘 갖춰진 API를 기반으로 포켓몬 고보다 훨씬 혁신적인 AI 응용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일도 멋진 일이 될 것 같다.

이석중 라온피플 대표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경 마켓시그널

헬로홈즈

미미상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