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일본 제조업 노동조합들이 참가하는 금속노협의 2016년 봄철 노사교섭 결과 노조원 수 299명 이하의 중소기업 기본급 월평균 인상액이 1,281엔에 달해, 300~999명인 기업의 1,128엔과 1,000명 이상 대기업의 1,122엔을 각각 웃돈 것으로 나타났다고 5일 보도했다. 중소기업 임금 인상폭이 대기업의 인상 폭을 제친 것은 1995년 조사가 시작된 이래 이번이 처음이다.
도요타그룹의 경우 도요타자동차가 올해 기본급을 1,500엔 올리기로 한 데 비해, 산하 중견 부품업체인 파인신터와 도요타철공의 인상액은 각각 2,000엔과 1,600엔에 달한다. ANA홀딩스 역시 핵심 사업회사인 전일본공수의 기본급이 1,500엔 오른 데 그친 반면 항공기 정비 자회사 등은 그보다 두 배 이상 많은 3,000~3,500엔 인상으로 협상이 타결됐다.
이처럼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임금인상 폭이 이례적으로 역전된 것은 저출산 고령화에 따른 노동인구 감소와 중소기업 기피 현상 등으로 갈수록 심각해지는 인력난 때문이다. 국내 성장률 하락과 중국 경기둔화 여파로 대기업들은 임금 인상 폭을 크게 낮췄지만, 구인난에 시달리는 중소기업들은 인력 유치를 위해 울며 겨자먹기로 임금을 높이고 있는 것이다. 도쿄상공리서치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에서 구인난과 근로자 퇴직 등 인력난 때문에 문을 닫은 기업은 전년비 6% 가량 늘어나 300곳을 웃돌았다.
중소기업 노조가 다수 가입한 제조산업노조(JAM)의 미야모토 레이치 회장은 “물가 부진과 마이너스 성장에 향후 수주도 불투명한 가운데 중소기업의 기본급 인상은 높이 평가할 만하다”면서도 “노동인구 감소로 중소기업의 인재 확보문제는 심각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신경립기자 kls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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