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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재건축 단지들의 이주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전세 가격 상승 추세가 더 강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지난달 이주를 시작한 '개포시영'을 비롯해 서울과 경기 곳곳에서 재건축 단지들의 이주가 진행 중인데다 앞으로 더 많은 이주 물량이 대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28일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현재 수도권에서 이주가 진행되고 있는 단지는 서울 4개 단지, 경기 1개 단지다.
먼저 서울에서는 지난달 강남구 개포동의 '개포시영' 1,970가구가 이주를 시작했다. 서초구 잠원동에서 통합 재건축에 나서는 '한신18·24차' 440가구는 이미 주민의 절반 이상이 이주를 마쳤고, 강동구 상일동 '고덕주공3단지' 2,580가구의 이주 역시 현재 진행 중이다. 경기도에서도 성남시 태평동의 '건우아파트' 470가구가 지난해 12월부터 이주에 나선 상황이다.
이처럼 재건축 단지들의 이주가 진행되면서 인근의 전세 가격도 상승하고 있다. 실제 개포시영 인근의 '개포주공1단지' 전용 56㎡는 개포시영의 이주가 시작되기 전인 지난해 11월 2억3,500만원에 전세계약이 이뤄졌지만 이달에는 2억5,000만원으로 가격이 급등했다.
인근 W공인 관계자는 "개포시영의 이주가 시작되면서 주공1단지의 전세 문의가 많이 늘었다"며 "전세 가격도 평균적으로 1,000만원 가량 올라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앞으로 이주를 대기 중인 물량이 더 많이 남아있다는 것이다. 올해 서울에서만 1만가구 이상의 이주가 이뤄질 예정이고, 경기에서도 9,000가구에 달하는 재건축 단지가 이주를 기다리고 있다. 결국 이주시기를 조정하는 등의 대책이 나오지 않는다면 전세 가격은 더 치솟을 수밖에 없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현 상태라면 올 하반기로 갈수록 이주 물량이 늘어나기 때문에 미리 대비하지 않으면 전세난은 더 심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특히 강남 개포의 경우 하반기에 개포주공1·4단지의 이주 수요까지 발생한다면 강남발 재건축 단지 이주 여파는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정순구기자 soon9@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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