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불안해한다. 이러다가 의원들이 뛰쳐나가 국민의당 교섭단체를 만들어 줄 수도 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한 의원의 말이다. 더민주가 평가 하위 20% 명단을 해당 의원에게 개별통보하기로 한 23일 아침부터 야권은 술렁였다. 부담을 느낀 더민주 공천관리위원회는 당초 계획을 연기해 24일 통보하기로 결정했다. 의원들의 불만이 예상되자 통보 방식과 절차, 문구를 조정하는 데에 시간을 소비했기 때문이다. 밀봉된 평가결과는 이날 해제된 것으로 알려졌다.
24일 통보가 완료되고 해당 의원들의 반발이 거세질 경우 잠잠했던 더민주의 내홍이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위 20% 의원들은 공천 심사에서부터 완전히 배제되기 때문이다. 정치권은 하위 20% 대상자 중 일부가 국민의당 입당을 신청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날 더민주엔 밀봉된 평가결과가 해제되기 전부터 몇몇 의원들이 하위 20%에 걸릴 것이라는 소문이 나돌았다. 의원실 관계자 중 일부는 이 소문이 사실인지 알아보느라 전화를 돌리기도 했다. 한 의원실 관계자는 “자신의 지역구에서 기초의원을 배출하지 못한 의원은 퇴출 된다는 소문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결과가 개별통보되는 터라 하위 20%의 명단이 노출되지 않고 있지만 강력한 저항이 뒤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하위 20%의 의원들은 통보를 받은 후로부터 48시간 이내에 이의신청을 할 수 있지만 평가 절차상의 오류만 확인할 뿐 재평가를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더민주는 26일 이후 하위 20% 명단을 완전히 공개하기로 했다. 지역구 의원 21명과 비례대표 4인이 컷오프 대상이고 이 중 탈당자가 포함돼 있을 것으로 예상돼 하위 20%에 포함되는 의원 수는 10명에서 15명 안팎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아울러 20% 컷오프 이후 3선 이상 하위 50%, 재선 이하 하위 30%에 대해 정밀검사를 실시 하기로 함에 따라 물갈이 폭은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이와 관련 교섭단체를 구성하지 못한 국민의당은 더민주 컷오프 탈락자도 영입이 가능하다는 의견을 내비쳤다. 천정배 공동대표는 “계파에 의해 희생된 사람이라고 판단될 경우 영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박형윤기자manis@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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