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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6일 실시한 4차 핵실험은 1~3차 때와 비교하면 달라진 점이 많다. 우선 1~3차 핵실험 전에는 장거리로켓을 쐈다. 그러나 이번 4차 핵실험은 잠수함탄도미사일(SLBM)을 발사한 뒤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개발 중인 SLBM에 핵무기를 탑재할 수 있을 것임을 과시하기 위한 수순으로 분석된다.
북한의 1차 핵실험(2006년 10월9일)은 장거리로켓을 발사(7월5일)한 지 3개월 후에, 2009년 5월25일 2차 핵실험은 장거리로켓 발사(4월5일) 50일 후에, 2013년 2월12일 3차 핵실험은 은하로켓 3호 발사(2012년 12월12일) 2개월 후에 실시됐다. 운반수단을 갖추고 있음을 대내외에 과시하려는 목적으로 보인다.
이번 4차 핵실험은 지난해 12월21일 SLBM 수중 사출시험을 한 지 16일 만이다. 1~3차 핵실험은 장거리로켓 발사에 따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 채택에 반발해 이뤄졌다. 세 차례 모두 북한 외무성이 핵실험을 예고하는 발표를 했지만 이번에는 발표나 징후가 전혀 감지되지 않았다. 북한 문제 전문가들조차도 북한이 4차 핵실험 시점을 왜 연초로 선택했는지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1차 핵실험은 규모 3.9로 위력은 1kt(TNT 1,000톤)였다. 1차와 마찬가지로 플루토늄을 이용한 2차 핵실험은 규모 4.5로 위력은 3~4kt로 분석됐다. 최대 6kt에 달한다는 분석도 있었다. 1~2차 때는 실험장소 부근에서 방사능이 포집됐다. 3차 핵실험은 규모 4.9~5.1로 폭발력은 6~7kt 수준. 최대 16kt에 달한다는 분석도 나왔고 고농축우라늄을 사용한 것으로 추정됐다.
한국과 미국을 비롯한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CTBT) 기구에서 방사능 포집에 나섰지만 실패했다. 기상청이 규모 4.8로 추정한 이번 4차 핵실험이 북한의 발표대로 '수소탄' 핵실험이었다면 방사능을 포집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군 당국은 4차 핵실험의 위력이 3차 때와 비슷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국가정보원도 4차 핵실험 위력을 6kt로 추정했다.
기폭제와 수소폭탄 여부는 아직 확실하지 않다. 분명한 것은 북한의 1~3차 핵실험은 특정 목적에서 강행됐으며 운반 수단 개발과 동시에 진행됐다는 점이다. 북한이 5차 핵실험을 강행한다면 SLBM과 증폭핵분열탄이든, 수소폭탄이든 보다 진전된 핵폭탄의 조합이 될 것으로 보인다./권홍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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