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비용 증가로 수익 악화”<BR>증권사 목표주가 잇달아 하향<BR>“무리한 경쟁 없을것” 전망도
이동통신사에 대해 단말기 보조금 지급이 허용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이동통신업계 전반의 수익 악화를 불러올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단말기 보조금을 금지한 현행법하에서도 업체간에 가입자 수 확대를 위해 경쟁적으로 보조금을 지급해온 상황에서 이를 허용할 경우 마케팅 비용이 더욱 급증할 것이란 전망에서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수익성 타격 가능성을 지적하고 있는 가운데 일부에서는 단말기 보조금 지급과 관련한 법안이 확정되지 않은데다 이동통신사간에 소모적인 경쟁은 자제하자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는 만큼 급격히 보조금을 늘릴 가능성은 낮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업계 전반 수익성 악화 우려=김성훈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단말기 보조금 허용으로 그동안 정부가 보호해온 이동통신업종의 이익이 이용자로 흐르면서 통신서비스 업종의 수익성이 한단계 하락할 전망”이라면서 “이동통신업종의 내년 순이익률 전망치는 기존 15%에서 13%로 2%포인트 하락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대우증권은 이동통신업종에 대한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비중축소’로 하향했다.
한화증권 역시 보조금 지급 증가 개연성이 높아졌다면서 LG텔레콤과 KTF에 대한 투자의견을 ‘시장수익률’로 하향 조정했다.
정승교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보조금 허용시 SK텔레콤의 내년 매출액 대비 마케팅 비용이 20%를 넘어서면서 내년 영업이익은 올해에 비해 10% 이상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후발사업자인 KTFㆍLG텔레콤의 경우에는 그 이상의 수익성 악화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무리한 보조금 경쟁은 없을 것”이란 전망도=반면 보조금 지급을 허용하더라도 이동통신업체들이 무리한 경쟁은 자제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김경모 미래에셋증권 애널리스트는 “이통 3사간의 상호 가입자 확보 경쟁이 치열해질 경우 모두가 피해자가 될 수 있는 상황”이라면서 “발신자 번호표시 서비스 무료화에 따른 여유자금 축소 등을 감안하면 무리한 보조금 지급 경쟁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김 애널리스트는 “세 업체 모두에 대해 투자의견 보유를 유지하지만 과도한 주가 하락시에는 시장 지배력이 높은 SK텔레콤ㆍKTFㆍLG텔레콤의 순서로 저점 매수에 나서는 것도 무방하다”고 말했다.
이동섭 대신증권 애널리스트 역시 “기본적으로 산업 전반의 경쟁 격화와 마케팅 비용 증가 등으로 주가에 악영향을 미치겠지만 보조금 지급규모와 시기, 보조금 인ㆍ허가 여부, 별정 사업자들에 대한 규제 등 확정되지 않은 사항이 많아 정확한 실적악화 규모를 현시점에서 추정하기는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동통신사간 레드오션 회피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돼 있기 때문에 급격히 보조금이 증액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면서 “가격하락이 진정되고 공청회를 거쳐 각사의 의견이 반영된 최종안이 확정될 때까지 투자 판단을 유보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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