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가 휴대폰ㆍTV 등의 호조와 비용절감 효과에 힘입어 지난 1ㆍ4분기 4,700억원(연결기준)의 영업이익을 올리며 1분기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불과 몇 개월 전 조단위 적자 예상이 팽배했던 점을 감안할 때 극적 반전의 ‘어닝 서프라이즈’를 연출한 것이다. 삼성전자는 24일 연결기준으로 지난해 4ㆍ4분기 7,400억원 적자에서 1조2,100억원이나 개선된 4,700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해 한 분기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글로벌 불황과 계절적 비수기의 영향으로 전분기 33조원보다 다소 줄어든 28조6,700억원을 기록했다. 본사기준으로도 매출 18조5,700억원과 영업이익 1,500억원을 달성, 역시 흑자 전환했다. 순이익 또한 원화상승에 따른 환율효과와 지분법 평가이익 증가 등으로 전분기보다 6,400억원 늘어난 6,200억원을 이뤄냈다. 서원석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당초 대규모 적자가 예상됐던 만큼 삼성전자의 1ㆍ4분기 실적은 시장의 예상을 크게 상회하는 동시에 글로벌 경쟁사를 압도하는 어닝 서프라이즈”라며 “휴대폰 쪽에서 높은 영업이익을 올려 이 같은 수치가 가능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삼성전자는 “글로벌 경기침체와 전통적 비수기로 정보기술(IT) 시장 전반이 역성장한 가운데 메모리반도체 및 LCD 경쟁업체들의 감산과 투자축소 등 공급감소에 따른 시황호전, 마케팅 비용 감소 등으로 당초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실적개선이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부문별로는 반도체와 LCD 등 부품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에서 여전히 9,800억원의 대규모 적자를 냈다. 반면 휴대폰ㆍTV 등 완제품을 만드는 디지털미디어커뮤니케이션(DMC) 부문은 1조5,0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한편 삼성전자가 1ㆍ4분기 깜짝실적을 내놓음에 따라 2ㆍ4분기 이후 실적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제품수급과 가격추이 등을 고려할 때 DS 부문 또한 2ㆍ4분기부터 흑자전환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는 “2ㆍ4분기에도 수요회복의 불확실성이 충분히 해소되지 않은 가운데 업계의 경쟁이 심화될 수 있어 낙관할 시점은 아니다”라며 “현재의 위기를 도약의 기회로 삼을 수 있도록 발광다이오드(LED) TV, 터치스크린폰 등의 시장지배력을 강화해나가는 한편 메모리반도체와 LCD 시장점유율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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