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웜피해 보상제외 파문

웜(Worm)과 바이러스에 대한 명확한 정의와 피해보상 규정에 대해 업체와 보험사간 시각이 엇갈리면서 보안사고에 따른 피해구제에 구멍이 뚫리게 됐다.

30일 보안업계에 따르면 지난 1ㆍ25인터넷 대란의 주범인 슬래머웜 피해를 정부가 천재지변으로 인정함에 따라 보안업체 등과 재계약을 체결하고 있는 보험회사들이 웜 사고를 보험대상에서 제외함으로써 파문이 일고 있다.

현재 대부분 손해보험회사들이 취급하고 있는 국내 유일의 인터넷 피해구제 대상 보험은 `e비즈배상책임보험`. 보안관제서비스ㆍ전자상거래 등 대부분 보안업체들은 언제 발생할 지 모르는 피해에 대비해 이 보험에 들고 있지만 최근 재계약을 추진하면서 보험사들이 보험료 인하없이 일방적으로 웜 피해를 보험사고 대상에서 제외시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N사 관계자는 “이 문제때문에 기존 보험사와 재계약이 중단된 상태다. 다른 보험사도 마찬가지여서 재계약을 못하고 있다. 일부 업체들은 할 수 없이 웜 사고를 약관에서 제외한 채 재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만약 웜에 위한 피해사고가 나면 속수무책인 셈”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S보험사 관계자는 “국내 유일의 재보험사인 코리안리가 웜 사고 부문을 보험사고로 인정하지 않는 한 손보사로는 어쩔 도리가 없다”고 설명했다.

또 코리안리측도 “우리도 해외에 재보험을 들어야 하는 데 마찬가지여서 할 수 없다”고 밝혔다.

다른 업계 한 관계자는 “워낙 변종도 많고 웜과 바이러스가 구분이 안되고 있는 상황에서 처음 발견업체가 붙이는 이름에 따라 웜과 바이러스로 구분되어 피해보상 여부가 결정되는 것은 말이 안된다”며 “바이러스와 웜, 천재지변으로 간주해야 할 피해 등에 대한 명확한 규정이 시급히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1ㆍ25 대란 이후 정보통신부가 슬래머 웜에 의한 피해를 천재지변으로 인정해 보험사들은 피해보상을 하지 않았다. 웜은 주로 네트워크에, 바이러스는 주로 시스템을 파괴하거나 영향을 주는 악성코드로 구분해 왔으나 최근에는 복합화되면서 구분 자체가 모호해지고 있다.

<조충제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