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틀린 헤이든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24일 (현지시간) 발표한 성명에서 “스노든이 현재 러시아에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러시아 정부가 스노든을 미국으로 돌려보내 법의 심판을 받을 수 있도록 모든 방안을 검토하길 기대한다”며 본국 송환을 공식 요청했다.
헤이든 대변인은 “보스턴 마라톤대회 테러 사건 공조 등 지금까지 미국과 러시아는 법 집행 과정에서 협력을 유지해 왔다”면서 “우리는 러시아 정부의 요청으로 범죄자들을 돌려보내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백악관의 이같은 요청은 러시아 당국이 스노든의 구금 및 본국 송환에 대해 협조하지 않고 있다는 일부 언론 보도 이후 나온 것으로, 러시아 정부의 대응이 주목된다.
헤이든 대변인은 이어 “우리 측이 스노든의 신병인도를 요청했음에도 홍콩 당국이 스노든이 도망하는 것을 방치한 데 대해 실망스럽다”면서 “외교채널을 통해 중국과 홍콩 당국에 항의했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스노든의 도망을 방치한 것은 미국ㆍ홍콩, 미국ㆍ중국의 양자관계를 훼손할 것이라는 점도 전했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백악관이 강경한 대응으로 일관하는 것에 대해 일각에서는 이번 사안으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정책 행보’에 차질이 발생할 것을 우려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오는 25일로 예정된 기후변화 관련 중대 정책 발표와 이달 말 아프리카 3개국 순방 등의 일정에 집중하는 백악관으로서는 ‘스노든 사태’가 확산하는 것을 어떻게든 막아야 한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이런 강경 기조로 인해 스노든이 미국으로 송환됐을 때 오히려 더 파문이 커질 수도 있어 오바마 대통령이 진퇴양난에 빠졌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린지 그레이엄(공화ㆍ사우스캐롤라이나) 상원의원도 이날 세르게이 키슬라크 주미 러시아 대사에게 보낸 서한에서 “미국과 러시아가 건설적인 관계를 유지하려면 러시아는 미국 당국에 협조해 스노든을 체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레이엄 의원은 이번 사태는 양국 관계의 시험대가 될 것이라면서 스노든을 미국으로 송환할 것을 거듭 촉구했다.
스노든은 지난 23일 홍콩을 떠나 러시아 모스크바에 도착했으며, 이날 쿠바 아바나로 향할 것으로 알려졌으나 예정된 항공편에 탑승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러시아 언론은 전했다.
/디지털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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