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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조직법 개정안 처리가 합의문 해석에 대한 이견이 불거지며 20일 예정됐던 본회의 처리가 난항을 겪었다. 47일간의 여야 공방 끝에 가까스로 마련된 합의안이 국회에서의 본격 논의가 시작된 지 사흘 만에 또다시 공전됐다.
여야는 당초 이날 국회 본회의를 열어 17일 여야 원내대표가 합의한 정부조직법 개정안 및 관련 부수법안 40개를 처리할 계획이었지만 방송 분야 합의안의 세부항목에 대한 이견으로 처리에 어려움을 겪었다. 지상파 방송의 허가권 및 종합유선방송(SO)과 관련한 사전동의제 범위 문제가 막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관련 법률의 소관 상임위인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는 전날에 이어 이날도 법안심사소위를 열었지만 의견차를 좁히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소위→전체회의→법제사법위원회→본회의'라는 절차를 거쳐야 하는 법안이 첫 관문을 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여당은 지상파 방송의 허가 추천권을 방송통신위원회가 갖고 허가권을 미래창조과학부가 갖도록 하는 안을 주장하고 있다. 반면 지상파 방송 관련 업무는 방통위가 모두 관장해야 한다는 게 야당 측의 입장이다.
또 SO의 사전동의제를 놓고서도 새누리당은 허가ㆍ재허가, 법령 제ㆍ개정의 경우에만 방통위의 사전 동의를 받는다는 의견을 나타내고 있지만 민주당은 변경허가에 있어서도 사전 동의가 필요하다고 맞서고 있다. 여야 합의문에는 '뉴미디어 관련 사업 등을 허가ㆍ재허가하는 경우와 관련 법령의 제ㆍ개정시 방통위의 사전 동의를 받아야 한다"고 돼 있다.
문방위 법안소위 심사가 지연되면서 정부조직법 개정안 주무 상임위인 행정안전위원회도 논의가 중단됐고 이에 따라 당초 오후2시로 예정됐던 20일 본회의는 수차례 연기를 거듭했다. 이한구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지금은 신뢰의 정치를 회복해야 하며 그러려면 합의한 것은 제대로 지키고 집행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우원식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여당이 문구 하나하나를 들어 합의정신을 위배하는 등 신뢰 없는 여야 관계가 설정되면 5년 국정이 어떻게 되겠느냐"며 "새누리당이 무리한 주장을 계속하면 우리는 모든 정부조직 협상을 원점에서 검토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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