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께서 공공 부문 비정규직 인력을 줄여나가겠다는 약속을 꼭 지켜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딸기 박사'로 불리는 이종남 농촌진흥청 연구사는 최근 여기저기서 전화를 많이 받았다. 박 당선인이 1월27일 경제2분과 토론회에서 이 박사를 직접 거론하며 차기 정부 농업정책 구상을 밝혔기 때문이다.
박 당선인은 당시 "지난해에 강원도에 가서 19년간 딸기 품종 국산화에 매진해온 딸기 박사를 만났다"며 "이런 것이 농촌의 희망이 되는 종자산업인데 중요성을 그때 실감했다"고 말했다. 갑작스러운 당선인의 발언에 얼떨떨했던 이 연구사는 1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우리 연구에도 홍보가 매우 중요한데 당선인이 언급해주신 점이 고맙다"고 답했다.
실제 이 연구사는 우리나라 딸기 종자 연구의 독보적인 존재. 국내 딸기 품종 처음으로 여름딸기인 '고하'를 만들어 중국ㆍ베트남 등으로 수출 교두보를 열었다. 먹기만 하던 딸기를 관상용 품종 '관하'로 개발한 것도 이 연구사다. 그는 외국에서 천신만고 끝에 종자를 들여와 국내에서 신품종 개발에 성공한 '현대판 문익점'으로 통하기도 한다.
이 연구사는 그러나 박 당선인이 구상하는 종자산업 육성 등을 위해서는 공공 부문 비정규직 연구인력 해소 문제가 시급하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우리 딸기팀 연구인력이 8명인데 그 가운데 7명이 비정규직"이라며 "1~2년 정도 연구기술 등을 가르쳐놓으면 그만둘 때가 되고 그만두면 현행법상 재고용도 힘들다"고 말했다.
이 연구사는 이어 "좋은 연구 성과가 나려면 안정된 연구인력이 필요한데 비정규직 연구인력 대부분이 최저임금 수준의 대우를 받고 있다"며 "이런 부분에 대한 처우 개선을 박 당선이 약속한 만큼 꼭 지켜줬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박 당선인은 공공 부문 상시ㆍ지속 업무 비정규직을 2015년까지 정규직화하겠다는 공약을 제시해놓은 상태다.
이 연구사는 박 당선인이 구상하는 '종자산업 육성을 통한 농업 경쟁력 강화'에도 조언을 잊지 않았다. 그는 "최근 정부 주도로 황금 종자 사업 등이 진행되고 있지만 기술 개발과 더불어 시장 조사가 중요하다"며 "다른 나라의 환경, 국민의 기호, 관련된 농업정책 등 폭넓은 분야에 대한 연구가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