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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면 어김없이 날아드는 황사, 한여름이면 식지않는 아스팔트 열기, 계절의 정취를 느끼기엔 삭막한 가을, 눈이 오면 사방이 막혀버리는 교통체증. 2006년 대한민국 대표 도시 서울의 자화상이다. 인간과 환경에 대한 관심은 높아지고 있지만 주위를 둘러보면 거대한 회색 숲 속에 갇힌 우리들의 모습은 더욱 왜소해져 만 간다. 도시가 생명의 존중과 경쟁력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거머쥘 수는 없을까? 이에 대한 해법을 도시설계가인 김기호 서울대 교수와 녹색 CEO인 유한킴벌리 문국현 대표가 ‘그린웨이’라는 개념으로 접근한다. 그린웨이는 말 그대로 풀과 나무로 이어지는 푸른 녹색 길을 의미한다. 순환구조를 통해 숨 쉬는 자연공간이 단절의 공간을 만났을 때 끊어진 순환의 끈을 이어주는 응급처치이자 재생 시스템이며, 삭막한 도시환경에 필요한 ‘생명순환시스템’이다. 책은 세계의 도시들이 인간과 환경을 위해 준비하고 실행해 왔던 도시 정책을 알아보기 위해 뉴욕ㆍ밴쿠버ㆍ싱가포르ㆍ상해 등 4개 도시를 직접 발로 뛴 취재과정을 담았다. 각 도시들의 현재 모습을 집중해 도심 속 공원의 역사와 그린웨이 시스템의 발전 양상을 살펴보고 있다. 단순한 도시적인 구조의 문제가 아니라 내부에 담긴 문화의 실제, 시민들의 의식수준 등을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해 우리의 수준과 비교해 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다. 저자들은 우리나라에 도입할 수 있는 그린웨이 시스템을 성공시킬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다. 도시에 숲을 소중히 여기는 정신이 환경적으로 경제적으로 또 정서적으로 이롭다는 명제를 확인시키고 그 해답이 바로 그린웨이 프로젝트라는 것을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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