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3일 내놓은 ‘경제난국 극복 종합대책’은 총 14조원을 투입해 금융불안을 제압하고 빠르게 위축되는 실물경제를 활성화한다는 것이다. 이 가운데 임시투자세액공제 연장에 따른 감세지원 3조원을 제외한 공공 부문 지출은 총 11조원. 공기업 자체 투자확대분 1조원을 뺀 재정지출 확대도 총 10조원에 달한다. 정부는 늘어나는 10조원의 지출을 부동산ㆍ건설경기 활성화와 중소기업ㆍ서민 지원이라는 두 축으로 나눠 투입하는 내용의 2009년 수정예산안을 마련, 4일 국무회의를 거쳐 오는 7일까지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지방 사회간접자본(SOC)에 지출 증가분 3분의1 이상 투입=늘어난 재정 10조원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지방 SOC 확충을 비롯한 지방경제 활성화 부문이다. 정부는 10조원의 절반에 육박하는 4조6,000억원을 할당했다. 특히 SOC에는 3조7,000억원을 투입, 정부의 SOC 지출이 당초 예산안 21조1,000억원에서 24조8,000억원으로 확충되면서 전년 대비 지출증가율이 무려 26.7%나 늘어나게 됐다. 주요 재정투입 분야는 약 3조원이 지출되는 교통ㆍ물류 기반시설 지원으로 정부는 특히 지방 산업단지도로를 적기에 완공하고 고속도로 등 국가기간 교통시설 완공을 조기 완공하는 등 지방발전을 위한 교통망 확충에 2조1,248억원을 투입한다. 또 일자리 창출 효과가 큰 중소규모 시설개량사업 확대에 8,400억원을 추가 배정하고 미래에 대비한 수자원 관리에도 7,800억원을 책정했다. 정부는 또 지방경제 활성화 차원에서 종부세 완화 등 세제개편에 따른 지방재정부담 보전에도 1조1,000억원을 책정했다. ◇중소기업ㆍ서민 지원도 강화=지방중소기업ㆍ영세자영업자ㆍ농어업인 지원에도 3조4,000억원의 재정이 추가 투입된다. 정부는 지방중소기업 시설자금과 기술사업화자금 신규 융자, 지방기업 고용보조금 확대 등에 4,400억원, 수출중소기업을 위한 수출보험 출연 등에 2,700억원을 지원해 중소기업의 자금난을 덜어주기로 했다. 중소기업 대출과 수출지원을 위한 산업은행ㆍ기업은행ㆍ수출입은행 등 국책은행 출자에도 1조3,000억원이 배정되며 중소기업에 대한 신용보증과 정책자금을 각각 7조5,000억원과 6,000억원 확대하기로 했다. 특히 정책자금의 70%는 지방 중기에 배정할 방침이다. 농어업인을 위한 정책자금도 1조5,000억원 늘어나고 저소득층 복지지원 확대와 청년실업대책 강화에도 각각 1조원과 3,000억원이 지원된다. 정부는 또 외환시장 변동성에 대처하기 위해 외평기금 채권발행 한도를 기존 15조원에서 20조6,000억원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세수는 2조원 줄고 지출은 10조원 늘고=내년 정부 재정지출이 당초 계획보다 10조원이나 늘어난 반면 국세 수입은 경기 둔화의 여파로 당초 전망치인 179조6,000억원보다 1조9,000억원 줄어든 177조7,000억원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정부는 대신 국채 10조3,000억원어치를 추가 발행해 예산수입을 당초안 대비 8조4,000억원 많은 217조6,000억원으로 늘리기로 했다. 적자국채 규모는 당초 7조3,000억원에서 17조6,000억원으로 확대된다. 결국 10조원 재정지출의 재원은 대부분 국채 발행을 통해 나라 빚으로 충당하게 된다는 얘기다. 이에 따라 재정건전성은 당초 예산안보다 크게 후퇴하게 됐다. 재정수지 적자 규모는 당초 국내총생산(GDP)의 1.0%인 10조4,000억원에서 2.1%인 21조8,000억원으로 대폭 늘어난다. 국민 부담으로 상환해야 하는 적자성 국가채무도 GDP의 14.5%에 달하는 148조6,000억원으로 늘어난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