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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물섬 경남 '남해', '노량대첩 무대' 관음포 해역… 충무공의 호령 들리는 듯

이순신 떠나보낸 슬픔 감춘채… 첨망대 너머 海路는 천혜비경

영화 '국제시장' 흥행에 힘입어 파독광부 등 쉼터 독일마을 인기

남해바다 바라보며 뛰어노는 '양모리 학교' 양떼들도 장관

경상남도 남해군 관음포에 세워진 ''첨망대'' 너머로 남해가 보인다. 이곳 관음포 해역은 1598년 노량해전의 와중에 이순신 장군이 전사한 곳이다. 멀리 보이는 곳은 지금의 전남 광양이다.

남해군 독일마을에서 문을 연 ''남해파독전시관''. 영화 ''국제시장''의 흥행으로 독일마을이 다시 인기를 끌고 있다.

남해군 ''남해 양모리학교''에서 한 아이가 양들에게 먹이를 주는 체험을 하고 있다.

'보물섬'으로 불리는 섬이 있다. 경상남도 남해군이 그렇다. 지금이야 다리 두 개(남해대교·삼천포대교)로 내륙과 연결돼 있지만 그래도 섬이다. 왜 보물섬일까. 바로 한려해상국립공원에 이어지는 아름다운 자연과 함께 풍부한 농수산물이라는 보물을 간직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최근에는 역사와 문화의 고장으로도 새롭게 자리매김하고 있다. 영화 '명량'의 주인공인 이순신 장군의 '전몰유허지'가 있으며 영화 '국제시장'의 모티브 중 하나인 파독 광부·간호사들의 쉼터 '독일마을'도 자리하고 있다. 아쉬운 점도 없지 않다. 전국적인 관광지 개발 열풍에 편승해서인지 남해섬 곳곳이 공사장이기 때문이다. 잘 정리돼 진정한 보물섬으로 남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순신이 전사한 '관음포'=경남 하동을 지나 남해대교를 건너 섬, 즉 남해군으로 들어서면 바로 오른쪽 고현면 차면리에 '이충무공전몰유허지'가 나온다. 임진왜란 마지막 해인 1598년 이순신이 노량해전에서 전사한 곳이다.

입구에 들어서면 600m가량 소나무 길이 길게 뻗어 있다. 오이처럼 생긴 육지가 바다로 툭 튀어나와 있는 곳이다. 땅이 끝나는 곳에 2층 누각이 세워져 있고 첨망대(瞻望臺)라는 이름이 붙어 있다. 바로 이 앞바다가 노량해전에서 이순신이 전사한 곳이다.

전쟁이 막바지에 다다른 1598년 11월18일(음력) 전남 순천에 틀어박혀 있는 고니시 유키나가 부대를 구하기 위해 경상도 동부해역에 주둔하고 있던 왜 선단이 하동과 남해 사이의 좁은 수로인 '노량'으로 들어왔다. 이를 이순신이 이끄는 조선·명 연합수군이 요격해 남해섬에서 움푹 들어간 관음포 해역으로 밀어붙였다. 이튿날 새벽까지 이어진 치열한 격전 끝에 왜선 200여척이 전멸했지만 이순신도 적탄에 맞는다. 이순신이 사망한 시간은 19일 오전10시. 시신은 관음포 포구로 끌어 올려져 며칠을 있다가 내륙으로 운반됐다.

영화 '명량'의 인기로 다른 이순신 관련 유적이 인기를 끄는 가운데 특히 관음포에 관심이 간다. 이순신이 마지막을 보낸 곳이기 때문이다. '명량'을 만든 김한민 감독은 차기작으로 '한산대첩'과 '노량대첩'을 소재로 한 시리즈를 만들겠다고 했는데 그 중 노량대첩의 무대가 이곳이다.

남해안의 다른 이순신 관련 유적지와 마찬가지로 이곳도 개발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조용하던 유허지 주위에는 지금 '이순신순국공원 조성사업'이 한창이다. 관계자에 따르면 당초 예정 공사기간은 3년으로 지난해 9월까지 마무리하기로 했지만 사업 지연으로 공사가 아직도 진행되고 있다. 9만㎡의 부지에 이순신 관련 체험·전시시설이 만들어지고 있다.

◇영화 '국제시장' 흥행에 독일마을도 인기=해안도로를 타고 가다 보면 동쪽으로 바다를 내려다보는 언덕에 주황색 지붕을 올린 이국풍 집이 수십 채 보인다. 삼삼오오 짝을 이룬 관광객들이 독일풍 건물들 앞에서 사진을 찍고 집안을 기웃거리고 있다. 이곳이 바로 진짜 독일인들과 재독교포들이 귀국해 사는 독일마을이다.

이곳은 1960년대 광부와 간호사로 독일에 건너갔던 교포들이 그들의 독일인 가족과 함께 이주해 집단촌을 형성하면서 자리를 잡게 됐다. 남해군이 삼동면 물건리와 동천리·봉화리 일대 10만㎡ 부지에 마을을 정책적으로 조성하면서 2003년부터 입주가 시작됐다.



파독 광부나 간호사들이 우리나라에서 노후를 보내기 위한 곳이니만큼 주민들은 대부분 나이가 많다. 그렇기 때문에 조용하고 쾌적한 분위기였다. 그러나 주민들 일부가 생활비를 보충하기 위해 민박을 하면서 마을 분위기는 서서히 바뀌었다.

역시 미디어가 영향을 미쳤다. TV 등에서 이국적인 분위기로 소개되며 관광객의 발길이 이어졌다. 지금도 방송에 소개된 집들을 안내하는 간판이 거리 곳곳에 붙어 있다. 이와 함께 관광객을 맞기 위한 카페나 음식점·펜션 등이 독일마을 주변에 우후죽순처럼 생겨나면서 마치 테마파크 같은 인상을 주기도 한다.

최근 영화 '국제시장'이 인기를 끌고 파독 광부와 간호사들이 새롭게 조명되면서 독일마을이 다시 인기를 얻고 있다. 마을 북쪽에는 파독전시관까지 마련돼 이러한 분위기에 일조한다. 남해군이 1960~1970년 독일에 파견된 간호사와 광부들의 애환을 기록하고 독일마을을 알리려고 2011년부터 30억여원을 들여 '남해파독전시관'을 만들었다. 지난해 7월 문을 연 150㎡ 규모의 이 전시관에서는 간호사와 광부들이 독일에 정착하면서 사용한 생활용품과 함께 독일 파견 이야기를 소개한 국가기록원 자료도 볼 수 있다.

◇청양(靑洋)의 해, 양을 만나자= 설천면 문의리 산자락을 올라가면 거의 정상에 다다랐을 때 멀리서 양들이 뛰어노는 모습이 보인다. 양떼와 함께 할 수 있는 '남해 양모리학교'다. 3만㎡ 규모의 넓지 않은 농장 초원에 50여마리의 양들이 뛰어놀고 있다. 아래로는 남해가 시원하게 펼쳐진다.

대관령 양떼목장이나 삼양목장처럼 대규모는 아니지만 아기자기하다. 넓은 초원과 푸른 하늘 그리고 바다를 동시에 가까이할 수 있는 흔치 않은 곳이다. 추운 강원도와 달리 이곳은 1월에도 여전히 양들이 밖에서 노닐고 있다. 방문객들은 양과 직접 접촉하면서 먹이도 주는 독특한 체험을 할 수 있다. 양 외에 오리나 돼지·토끼 등도 있어 마치 동물농장 같다.

특이한 점은 이곳이 한국관광공사가 2012년 개최한 제2회 창조관광창업경진대회에서 우수상을 받은 기업이라는 것이다. 양목장을 넘어 양과의 직접 체험, 그리고 양치기 개를 통한 양몰이라는 창의적 요소를 더한 것이 주목을 받았다고 한다.

/남해=글·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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