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데스크 칼럼] 남·북, 이젠 화해의 물결에 올라타자


새해 붉은 해와 함께 북쪽에서 희소식이 날아왔다. 지난해 말 류길재 통일부 장관이 '틀과 형식에 얽매이지 않은 무조건의 남북대화'를 제안한 데 대해 북한이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신년사를 통해 남북 정상회담까지 언급하며 남북관계 개선에 힘을 기울이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벌써부터 남북관계가 대결관계에서 대화 국면으로 전환하고 있다는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 일각에서는 5월 러시아에서 남북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이 있다며 기대감을 쏟아낸다. 러시아가 2차 대전 전승 70주년을 앞두고 박근혜 대통령과 김 제1위원장을 초청했기 때문이다.

을미년 양띠해는 우리가 고통과 치욕의 일제에서 해방된 지 70년이 되는 해다. 남한은 세계 최빈국에서 출발해 올해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3만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기적의 역사를 써왔다. 한국처럼 단시일에 후진국에서 선진국 수준까지 오른 사례는 전 세계적으로 찾아볼 수가 없다. 한국의 개발 모델은 중국은 물론 러시아·베트남·미얀마 등 아시아 국가와 아프리카 국가들이 앞다퉈 도입하고 있다. 한국은 올해 1인당 GDP 3만달러, 인구 5,000만명 이상을 나타내는 30-50클럽에 세계 7번째로 가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남한에서는 영화 '국제시장'이 초고속성장이라는 그동안의 추억을 떠올리며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인권 문제를 야기해온 독재정치를 극복하며 정치적 민주화도 이뤄냈다.

전세계에 민주화·개혁개방 물결

반면 사회주의 모델을 선택한 북한은 3대째 정권을 세습하며 가장 폐쇄적인 나라로 전락했다. 북한 경제는 1인당 GDP가 638달러(2011년, UN집계)로 세계에서 하위권을 맴돌고 있다.

세계는 2차 대전 후 공산주의와 자본주의의 대결로 급속히 얼어붙었지만 냉전을 극복하고 공존공영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소련에서 시작된 개혁개방 물결은 독일 통일, 중국, 베트남 등 전 세계로 퍼져나가고 있다. 최근에는 북한과 함께 유일하게 남은 사회주의국가 쿠바가 53년 만에 미국과의 국교 정상화를 선언하며 화해의 길로 들어섰다.

평등을 중심에 뒀던 사회주의는 '혁신'이라는 자본주의의 거센 물결 앞에 구조적으로 무릎을 꿇을 수밖에 없었다. 세계는 냉전을 넘어 민주와 인권·개혁개방의 용광로로 흘러 들어가고 있다.



하지만 승승장구하던 남한도 최근 들어 번영을 지속하느냐 추락하느냐 하는 변곡점을 맞고 있다. 급속한 고령화, 중국의 거센 추격, 일본의 '엔저' 반격으로 디플레이션·다운사이징 등 한계 국면을 맞을지도 모른다는 얘기다. 남북한이 빗장을 열고 손을 잡으면 산업화·민주화·선진화로 비롯되는 한강의 기적에 이어 또 한 번의 도약으로 '한반도의 기적'을 낳을 수 있다. 한반도에 신뢰와 평화가 찾아오면 동북아 번영은 물론 유라시아 번영, 세계 번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세계가 성장 에너지 실종으로 저성장의 뉴노멀 시대를 우려하지만 반전의 계기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70년 동안 가족의 생존 여부를 모른 채 남북에서 돌아가시는 동족을 위해서라도 화해의 손을 잡아야 한다. 남북이 사리사욕을 버리고 대도를 위해 한길로 나서야 한다.

48년간의 군부독재를 극복하고 민주화를 이뤄낸 미얀마의 사례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미얀마는 농업중심 국가, 중국 의존 경제, 사회주의 체제였다는 점에서 북한과 비슷하다. 지난 1990년 자본주의 도입과 함께 총선을 실시해 야당이 압승하자 정권 이양을 거부하고 아웅산 수지를 연금해오던 군사정부가 2010년 20년 만에 다시 총선을 실시하고 민선 정부를 출범시켰으며 언론자유 등 개혁개방 정책을 적극적으로 펴고 있다. 미국·유럽 등 서방이 경제제재를 풀면서 이제는 이머징마켓으로 떠오르고 있다. 무역액이 150억달러에 불과했던 나라에 4년간 500억달러 이상의 투자가 체결됐다. 미얀마 모델은 특히 신뢰와 인내를 바탕으로 평화적으로 민주화를 달성했다는 점이 눈길을 끌고 있다.

광복 70년, 올 핵심문제 혁파 기대

남북관계도 핵심인 핵 문제가 풀리면 개혁개방이 급진전될 수 있다. 중국·베트남식 모델이든 미얀마 모델이든 남북이 연착륙하며 통일의 길로 나아갈 구체적인 방법을 준비해야 할 때다. 종전 70년, 광복 70년을 맞는 올해가 모순 구조의 핵심을 혁파하는 한 해가 되기를 기원해본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경 마켓시그널

헬로홈즈

미미상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