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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상반기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는 배당주와 중소형주에 투자하는 펀드들이 좋은 성과를 냈다. 해외 주식형 펀드에서는 총선을 치른 인도 등 대형 이벤트가 있었던 국가들에 투자하거나 북미 에너지인프라에 투자하는 MLP(마스터합작회사)펀드가 고수익을 올렸다. 해외 채권형펀드에서는 미국 유럽 등 선진국 하이일드채권에 투자하는 글로벌하이일드펀드가 우수한 성과를 기록했다.
26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국내 주식형펀드(운용순자산 10억원 이상, 공모펀드 기준)의 연초 후(24일 기준) 수익률은 -1.58%로 부진했다. 연초 후 코스피지수가 또다시 박스권 내 등락을 이어갔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일반 액티브펀드보다는 상대적으로 안정적 수익확보가 가능한 배당주펀드가 선전했다. 배당주펀드의 연초 후 수익률은 4.02%였다. '한국밸류10년투자배당(주식)종류A(15.23%)' '신영고배당자(주식)C1형(8.90%)' 등이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연초 후 배당주식형 펀드에는 일반 주식형펀드 순유입액(156억원)의 10배 수준인 1,520억원이 몰렸다.
배당주는 아니지만 의결권이 없는 대신 높은 배당률이 매력적인 우선주에 투자하는 펀드들도 높은 성과를 기록했다. '신영밸류우선주자(주식)종류A'의 연초 후 수익률은 17.80%로 국내 주식형펀드 가운데 가장 높은 성과를 보였다.
장춘하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기업들이 배당 재원을 늘리겠다는 정책 신호를 내보내자 안정적인 배당 수익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다"며 "국내 기업들의 배당률이 1%대로 2~3%대를 나타내는 선진국에 비해 여전히 낮은 수준인 만큼 배당률이 높아질 여지가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중소형주펀드도 높은 성과를 보였다. 연초만 해도 대형주 성장에 대한 기대감이 컸다. 그러나 중국을 비롯한 해외국가들의 경제 지표가 부진한 흐름을 보이면서 수출 중심의 경기민감주가 쉽게 살아나지 못했고 상대적으로 중소형주들이 선전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장 연구원은 "상반기 증시가 오르지 못해 주가 수준이 저렴했던 저평가 중소형주에 투자한 펀드들이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국내 혼합형 펀드에서는 고배당주에 투자하면서 콜옵션 매도 전략을 병행하는 '미래에셋배당프리미엄자(주혼-파생)종류A'펀드가 단연 눈에 띄었다. 이 펀드의 연초 수익률은 7.63%를 기록해 국내 주식혼합형 펀드 중에서 성과가 가장 좋았다. 순유입액도 연초 후 2,255억원에 달했다. 반면 지난해부터 인기를 끌었던 롱쇼트펀드는 2·4분기 들어 공매도 물량 확보가 어려워지면서 수익률이 부진하자 자금이 대거 유출됐다. 3월 롱쇼트펀드에 4,400억원 넘게 몰렸지만 4월 1,000억원대로 유입액이 줄었고 5월과 6월에는 각각 938억원, 1,888억원이 빠져나갔다.
해외 펀드에서는 인도·브라질과 같이 대형 이벤트가 열렸던 국가들이 급등했다. 지난달 총선에서 정권 교체를 이룬 인도에 투자하는 주식형 펀드의 연초 후 수익률은 평균 20.66%를 기록했다. '미래에셋인디아인프라섹터자 1(주식)종류A(40.98%)' 'IBK인디아인프라 A[주식](37.13%)' '신한BNPP봉쥬르인디아자(H)[주식](종류A 1)(24.06%)' 'KB인디아 자(주식)A(23.78%)' 등이 평균을 웃도는 수익률을 기록했다.
올해 초 국내 처음으로 선보인 MLP펀드도 연초 후 두자릿수대 수익률을 기록하며 효자 펀드로 등극했다. '한화에너지인프라MLP특별자산자(인프라-재간접) 종류A(18.58%)' '한국투자미국MLP특별자산자(오일가스인프라-파생)(A)(13.01%)' 모두 10%를 크게 웃돌았다.
채권형은 골고루 선전했다. 특히 연초 후 미국·유럽 등 선진국 증시 전망이 긍정적으로 나오자 선진국 투기등급 채권에 투자하는 하이일드펀드가 4.71%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만기가 4~5년인 타 상품들과 달리 듀레이션(잔존만기)을 2년으로 줄여 금리 변동에 대한 우려를 줄인 'JP모간단기하이일드자(채권)A'에는 연초 후 4,416억원이 몰렸다.
전문가들은 하반기에는 배당주에 더해 대형주에 투자하는 액티브펀드들에 투자해볼 만하다고 조언한다. 유승민 삼성증권 투자전략팀 이사는 "전세계적으로 저성장 국면이기 때문에 배당주 선호는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이미 중소형주가 많이 오른 상태이므로 주가가 매력적인 대형주가 각광받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 연구원도 "중소형주나 가치주가 많이 올랐다"며 "하반기 증시가 상반기와 크게 다르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종목 간 차별화가 진행되는 만큼 상대적으로 저렴해진 대형주들이 각광받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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