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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설비 투자 기피..내부거래 의존 심화

금융감독원이 4일 내놓은 `자산규모 5조원 이상 23개 그룹(계열사 총 867개) 2004년 재무제표 분석' 결과는 대기업들이 경기침체에도불구하고 내실 경영을 통해 수익성과 재무구조를 개선시켰음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불확실한 경제 상황 탓에 향후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설비투자는기피하면서 계열사간 내부거래에 의존해 몸집을 키우고 있는 문제점도 드러냈다. ◇1천원 매출에 92원 이익 지난해 23개 그룹의 경영 성과는 눈에 띄게 좋아졌다. 매출액은 505조원, 영업이익은 46조억원으로 전년보다 각각 18.1%, 42.4% 증가했다. 순이익은 34조원으로 73.2% 급증했다. GM대우를 제외한 22개 그룹이 영업이익을 냈다. 23개 그룹은 금융업 부문에서가계대출 부실 등의 영향으로 4천814억원의 영업손실을 입었지만 적자규모는 전년에비해 36.7% 감소했다. 삼성.현대차.LG.SK.한화 등 5대 그룹의 영업이익은 34.9% 늘어난 29조원을 기록했으며 삼성의 경우 16조원으로 58.4%나 불어났다. 실적 호조에 따라 수익성도 개선됐다. 23개 그룹의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은 9.18%로 1.56%포인트 상승했다. 2003년에는 1천원어치를 팔아 76원의 이익을 냈지만 작년에는 92원을 남긴 것이다. 다만금융업 부문에서는 1천원 매출에 8원의 손해를 봤다. 하지만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을 지역별로 보면 해외가 1.1%로 국내 8.4%에 크게 못미쳐 해외 영업의 수익성 개선 노력이 절실한 것으로 지적됐다. ◇현금 넘치는데 설비투자는 `주저' 23개 그룹은 지난해 영업활동에 따른 현금 순유입액이 19.1% 증가한 73조원에이를 정도로 유동성이 풍부해졌다. 투자 활동에 따른 현금 순유출액은 60조원으로 71.7% 급증했다. 그러나 이중 주로 설비투자를 가리키는 유.무형 자산에 대한 투자 금액의 비중은 2003년 83.1%에서2004년 65.4%로 오히려 떨어졌다. 기업들이 넘치는 현금으로 설비투자보다는 유가증권과 같은 비업무용 자산 등에투자하는 것을 선호했다는 뜻이다. 또 23개 그룹의 재무활동에 따른 현금 순유출액은 13조원으로 20.2% 감소했지만5대 그룹의 경우에는 9조원으로 81.8% 급증해 대조를 보였다. 삼성그룹의 순유출액이 71.6% 늘어난 11조원을 기록한데서 보듯이 주요그룹은풍부한 현금을 회사채 조기 상환, 차입금 상환, 현금 배당 등 재무구조 개선과 주주이익을 위해 사용하는데 주력한 것이다. 이와 함께 23개 그룹의 부채비율은 평균 277%에서 241%로 낮아졌고 5대 그룹의경우 39%포인트 하락한 276%를 나타냈다. 이자보상배율(영업현금흐름 기준)은 평균 186.97배로 금융 비용에 대한 지급 여력이 충분한 것으로 분석됐고 현대차는 3천345.8배에 이를 정도로 매우 높았다. ◇5대 그룹 내부거래 의존 심화..삼성 독주 지속 계열사에 의존하는 영업 행태는 심해졌다. 5대 그룹의 총매출액 가운데 내부 매출액의 비중은 1년 사이에 34.4%에서 37.0%로 높아졌다. 그룹별 내부 매출액 비중은 LG(39.1%→38.8%)와 한화(7.2%→6.1%)는 하락했지만삼성(38.7%→41.4%), 현대차(28.4%→29.8%), SK(27.8%→34.7%)는 상승했다. 내부 매출액 비중이 높다는 것은 그룹 계열사의 수직 계열화 현상이 강화되고있다는 뜻이다. 다만, 계열사간 지급보증과 대차 등 내부자금 의존도는 3.8%에서 2.9%로 낮아졌다. 금감원 관계자는 "삼성은 해외 반도체 판매사의 매출이 증가하고 SK는 원유가상승으로 해외 자회사의 원유수입액이 늘어난 것이 내부매출액 증가의 한 요인으로보인다"며 "내부거래 비중이 높다고 해서 반드시 비정상적인 거래가 많다는 뜻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한편 재계 1위 삼성의 독주는 계속되고 있다. 삼성의 총자산은 6.9% 증가한 202조원으로 200조원을 넘어섰다. 2위 현대차의총자산 58조원에 3.5배에 이르는 규모다. 23개 그룹의 총자산에서 삼성이 차지하는비중은 32.9%에 달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문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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