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영화시장 본격 진출] 영화계 파장 제작이어 배급사업까지 시작…영화계 지각변동 예고업계 "시장 활성화" 기대속 "통신콘텐츠 전락" 우려도 홍병문 기자 hbm@sed.co.kr 국내 이동통신 1위 사업자인 SK텔레콤이 영화ㆍ콘텐츠 제작에 이어 영화 배급사업까지 진출하면서 국내 영화계에 지각 변동이 예고되고 있다. SK텔레콤이 영화 시장에서 영향력이 큰 배급 분야까지 참여하면서 국내 영화산업은 CJㆍ오리온ㆍ롯데 등 기존 3강 체제에서 벗어나 새로운 경쟁구도 시대로 들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해외자본의 국내시장 진출도 본격화할 것으로 점쳐져 한국 영화산업은 격변의 회오리에 휘말릴 전망이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가문의 위기' 등을 연출했던 정용기 감독의 영화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코리아(Once upon a time in Korea)'를 첫 배급작으로 정했다. 이 영화에는 총 제작비가 60억원 정도 들어갈 예정이며 SK텔레콤이 약 20%를 투자하고 배급을 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영화계는 올 초 이미 대형 영화사의 구조조정 및 매각설이 일면서 대규모 변화가 예고된 상태였다. 변화의 신호탄은 지난 7월 오리온의 자회사 미디어플렉스가 소유하고 있던 극장 체인 '메가박스' 매각 사건. 국내 3위의 영화 체인 메가박스가 호주계 은행 자본인 매쿼리펀드에 1,455억원에 팔리면서 소문만 무성하던 영화계 구조조정이 현실화하기 시작했다. 어느 정도 예견된 매각이었지만 영화계는 적지않은 충격을 받았다. 금융기관인 매쿼리펀드가 인수한 뒤 결국 국내 통신사나 해외 영화 직배사에 되팔 것이라는 예상까지 나오면서 국내 영화계는 1990년대 초 삼성과 대우의 영상산업 진출 이후 가장 큰 변화 소용돌이에 휩쓸릴 것이라는 전망이 커지고 있다. 영화계는 일단 SK텔레콤의 영화 배급시장 진출에 대해 '기대 반 우려 반'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최근 투자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영화시장이 통신 등의 대규모 자본 유입으로 활성화할 것이라 기대하면서도 영화가 통신서비스의 부가 콘텐츠로 전락하지 않을까 염려하는 모습이다. 영화 투자ㆍ배급사 쇼박스의 김태성 부장은 "국내 통신업체들이 영화산업에 들어오면서 영화 제작 편수가 늘어나는 등 시장 규모가 커지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수 있지만 한편으로는 자본의 힘으로 밀어붙이면서 영화의 창의적인 측면이 무시되는 부작용도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SK텔레콤의 이번 영화계 진출을 계기로 할리우드나 외국 금융자본이 국내 영화시장 진출에 속도를 높일 것이라는 예상도 내놓고 있다. 미국의 20세기폭스코리아가 조만간 개봉하는 한국 영화 상사부일체의 배급을 맡는다고 이달 초 발표하면서 이 같은 전망은 힘을 얻고 있다. 투자 위축과 흥행 부진 등으로 위기론까지 나오고 있는 한국 영화에 SK텔레콤의 배급시장 진출이 새로운 돌파구가 되기를 바라는 것은 영화계의 공통된 목소리다. 국내 주요 영화 배급사인 CJ엔터테인먼트의 김주성 대표는 "통신사 등 대자본의 영화산업시장 진출 자체를 반대하지는 않는다"며 "최근 한국 영화 위기론이 팽배해지고 있는 만큼 한국 영화시장에 긍정적인 역할을 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입력시간 : 2007/08/26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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