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4년 개봉된 영화 '투모로우'에서는 급격한 지구 온난화로 남극·북극의 빙하가 녹고 바닷물이 차가워지면서 해류의 흐름이 바뀌게 돼 결국 지구 전체가 빙하로 뒤덮이는 거대한 재앙이 올 것이라고 경고한다.
물론 현실에서는 영화처럼 인류 대재앙으로까지는 가지 않겠지만 해수면 상승, 생태계 변화, 빙하 해빙 등 수많은 환경변화에 따른 폐해가 예상된다.
환경변화와 환경오염의 폐해는 인간의 삶의 질을 하락시킬 뿐만 아니라 사회·경제 시스템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
이에 전세계에서는 환경을 지키자는 공감대가 빠르게 확산되고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녹색성장이 강조되고 있으며 이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 녹색금융이 부각되고 있다.
녹색금융이란 환경 에너지 등과 관련된 금융 비즈니스로 환경개선, 금융산업 발전, 경제성장을 동시에 추구하는 금융 형태다. 녹색금융 업무는 금융기관 사업영역별로 크게 개인상품과 기업상품으로 구분할 수 있다.
먼저 녹색금융 개인상품은 고객이 정상적인 금융활동을 하면서 금융회사의 자금운용과 기업의 경영활동이 친환경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유도하는 금융상품이다.
녹색성장 과정에서 필요한 자금을 원활하게 지원하는 데는 금융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불확실성이 크고 투자 회임기간이 장기이며 외부효과가 큰(사회적 수익>사적 수익) 녹색산업의 특성상 시장기능에만 의존하는 금융 메커니즘으로는 충분한 투자자금 유입이 곤란하고 재정을 통한 지원에도 한계가 있다.
국내 녹색금융은 주로 정책금융기관을 통해 이뤄진다. 그동안 녹색대출 중에서 국책은행의 비중이 2009년 56.5%에서 2011년 70%를 상회하는 등 녹색산업에 대한 정부 의존도가 커지고 있다.
하지만 일정 정도의 수익성과 안정성을 고려하는 민간 금융기관을 통한 녹색금융은 미흡하다.
2011년 민간은행의 녹색대출 규모는 전체 시중은행 기업 총대출금의 1.4%, 중소기업 총대출금의 1.9%에 불과하다. 2012년 이후의 녹색대출은 통계조차 없는 상태다.
현재는 국내 녹색금융에 대한 의욕이 미흡하고 방향성이 부재하다. 녹색금융을 위한 인프라 또한 미흡하고 환경과 금융을 연계할 수 있는 인력·기술·전략 측면에서 준비가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박덕배 전문연구위원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