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중국 정부가 그림자금융 부문의 유동성을 조이자 국내 대출이 어려워진 중국 기업이 달러표시 채권 발행액을 늘리면서 막대한 달러 유동성이 유입됐다"며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으로서는 위안화 가치상승 압력을 낮추기 위해 달러를 사들이고 있지만 장기간 보유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인민은행은 보유외환에서 달러채권 비중을 줄이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지나치게 비대한 외환보유액은 중국 정부의 골칫덩이로 등장했다. 외환보유액만큼 위안화 유동성이 풀리기 때문에 물가상승, 부동산 거품 등의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 리커창 중국 총리도 최근 이례적으로 "많은 외환보유액이 거시경제 운용에 큰 부담을 주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의 외환보유액은 올 3월 말 3조9,500억달러로 지난해 말보다 1,290달러 늘어나는 등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특히 외환보유액이 주로 저금리 상태인 미 국채에 집중된 점이 문제다. 지난해 말 외환보유액 중 대외순자산 1조9,700억달러의 수익률은 -3%를 나타냈다. 중국 정부로서는 수출 등으로 벌어들인 돈을 앉은 자리에서 까먹게 되면서 미 국채 보유 비중 축소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는 뜻이다. 씨티은행의 스티븐 잉글랜더 주요10개국(G10) 외환전략 담당 수석은 "달러화 약세의 명백한 원천은 중국의 외환보유액 다변화"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 같은 분석은 중국이 외환보유액 포트폴리오 내역을 공개하지 않아 아직은 추측에 불과하다. 더구나 골드만삭스 등은 최근 달러화 약세에 대해 중국이 미 국채 매입규모를 늘리자 미 국채 수익률도 떨어지면서 글로벌 투자가들이 유럽 등 고금리 자산으로 눈을 돌렸기 때문이라는 정반대의 해석을 내놓고 있다. 이래저래 달러화 약세의 미스터리를 설명할 수 있는 암흑물질로서 중국 외환보유액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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