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AX 3D로 28일 국내 개봉되는'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의 백미는 스파이더맨의 화려한 활공 장면이다. 고층 빌딩 사이에서 펼치는 360도 회전의 화려한 고공액션을 3D로 보고 있노라면 관객은 마치 하늘을 직접 나는 듯한 기분을 맛볼 수 있다. 이런 효과의 배경에는 '모션 캡처(Motion Capture)'라는 VFX(Visual Effect·시각효과)기술이 한몫 했다. 지난 20일 열린 '2012 글로벌 문화기술(CT)포럼'(한국콘텐츠진흥원 주최) 참석차 내한한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모션캡처 총괄 책임자 제임스 나이트(James Knight·영국)를 만났다.
"어느 날 감독이 제안하더군요. (관객이) 날아다니는 듯한 체험을 할 수 있도록 영상을 구현해 보자 고요. 우선 배우에게 특수복(Mocap Suit)을 입히고 1인칭 시점 샷(POV-point of view) 촬영을 위해 머리엔 소형 카메라(Motion Camera)도 부착했어요. 그 상태에서 배우가 볼륨(Volume·모션 캡처를 위해 만든 세트)위를 뛰어 다니게 하고 카메라로 그 움직임을 포착해 디지털 신호로 기록했죠. 이렇게 수집한 데이터로 초기 버전(Motion Builder Version·애니메이션 형태)을 만들고 배경 등을 넣어 실제 세계에 반영하는 여러 번의 과정을 거쳐 최종 완성본을 내 놓는 거죠."
모션 캡처 기술의 절정을 보여준 영화'아바타'(2010)에서도 모션 캡처 프로듀서를 맡았던 제임스 라이트는 이 기술의 가장 큰 매력을 'Catch the emotion'(감정을 잡아내는 것)이라 말했다.
"캐릭터에 보다 실제적인 모습을 불어넣어 주는 것, 그게 바로 모션 캡처의 매력이죠. 관객들이 영화를 보는 순간만큼은 실제와 같은 무게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1930년대 디즈니의 '백설공주'영화가 만들어지면서 모션 캡처 기술이 조금씩 이용되기 시작한 미국은 현재 할리우드가 자리한 LA를 근거지로 VFX 관련 회사들이 밀집해 있다. 제임스 나이트는 그러나 이 같은 현상에 약간의 변화가 일고 있다고 말했다.
"이제는 LA보다 (미국) 루이지애나주나 캐나다 몬트리올 같이 세제혜택이 많은 곳에 VFX 회사가 많이 설립되고 있습니다. 이곳에서는 50만 달러(약 5억 7,000만원)를 투자하면 30% 가량을 돌려받을 수 있죠."현재 캐나다를 비롯한 싱가포르, 뉴질랜드 등 많은 나라들이 VFX 관련 산업의 유치를 위해 국가 차원에서 대폭적인 세제혜택을 주고 있다.
그는 세계 진출을 꾀하는 한국 VFX 관련 기업에 대해서도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관계와 네트워크가 중요합니다. 최신 기술동향을 가늠할 수 있는 컨벤션(convention) 참가를 보다 적극적으로 하고 VES(Visual Effect Society)와 같은 협회 가입을 추진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겁니다."
현재 미국 LA에서 나이트 스튜디오 (Knight studio)라는 개인 회사를 운영하고 있는 나이트 역시 VES 회원이다. VES는 VFX업계를 대변하는 유일한 단체로 총 29개국 엔터테인먼트 분야 시니어(senior)급 회원 2,500여 명이 가입 해 활동 하고 있다. 이곳에 한국인 VFX전문가는 10여명 미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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