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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 in 마켓] 김남기 삼성자산운용 ETF 매니저

'주식 투자자 위한 채권상품' 역발상 통했죠<br>예탁금보다 높은 수익 내면서 안전성 높은 단기채권 ETF 순자산 1조 넘어 채권펀드 1위<br>내년엔 채권투자자 상품 상장



주식과 채권은 투자의 대표 종목이다. 하지만 각각 위험자산과 안전자산이라는 점에서 운용하는 방식과 투자자 스타일, 추구 수익률이 상당히 다르다. 이 서로 상반된 성격의 자산을 각각 1조원 넘게 운용하는, 국내에선 흔치 않은 펀드매니저가 있다. 김남기(사진) 삼성자산운용 상장지수펀드(ETF) 매니저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김 매니저는 KODEX삼성그룹주, KODEX MSCI Korea 등 주식형 ETF 2개와 KODEX단기채권, KODEX국고채권, KODEX10년국채인버스 등 3개의 채권형 ETF를 운용하고 있다. 그가 맡은 주식형 ETF 2개만 해도 순자산이 1조원이 넘는 가운데 최근 김 매니저의 어깨가 더욱 무거워졌다. 단기채권 ETF가 지난 22일 기준 순자산 1조원을 돌파(1조89억원)하며 국내 채권형 펀드 중 가장 큰 규모로 올라선 것이다. 만기 6개월 미만의 국고채와 통안채에 투자하는 KODEX단기채권은 연초만 해도 순자산이 5,000억원이 채 안됐지만 무서운 속도로 시중의 '쉬는 돈'을 흡수하며 올해 들어서만 순자산이 두 배 이상 껑충 뛰었다.

그는 "역발상과 정확한 투자자 타기팅(targeting)이 성공의 열쇠였다"고 비법을 설명했다.

그가 직접 개발ㆍ운용하는 단기채권 ETF는 사실 채권 투자자 입장에서 볼 때 약점투성이 상품이다. 0.01%가 중요한 채권 투자자들인데 이 상품은 추가 수익 욕심을 버리고 안정성 중심의 국고채와 통안채로만 포트폴리오를 꾸리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KODEX단기채권의 성격을 '주식 투자자를 위한 채권상품'으로 규정하는 역발상을 통해 단점을 강점으로 뒤바꿨다.

KODEX단기채권은 국고채와 통안채에만 투자하고 이들보다 상대적으로 수익이 좋은 은행채는 편입하지 않았다. 채권 투자자 입장에선 마음이 안 가는 전략인 셈이다. 하지만 타기팅 대상을 주식 투자자로 바꾸면 상황은 달라진다.



그는 "채권이 아닌 주식 중심으로 투자를 하는 투자자의 노는 돈은 주로 예탁계좌에 쌓여 1년에 기껏해야 1%의 이자만 받는다"며 "'어차피 노는 돈이라면 예탁금 이자보다 1~2%포인트 정도 수익을 더 내는 안전상품에 투자하자'는 게 KODEX단기채권을 바라보는 주식 투자자들의 시각"이라고 말했다. 굳이 0.01%를 위해 리스크가 큰 다른 채권을 편입해 추가 수익 욕심을 내려는 투자자가 없다는 것이다.

환금성이 떨어지는 것도 오히려 주식 투자자들에겐 '편의'로 부각됐다. 당일 출금이 가능한 수시입출금식 특정금전신탁(MMT)이나 익일 현금화(T+1)가 가능한 머니마켓펀드(MMF)와 비교할 때 KODEX단기채권은 환매 후 현금화까지 이틀(T+2)이 걸린다. 그는 "주식시장에서 주식을 팔고 돈이 입금되는 시스템이 T+2일"이라며 "주식 매매와 맞춰 거래할 수 있다는 점이 주식 투자자들에게 익숙한 투자 환경을 제공해줬고 이 같은 편의성이 강점으로 부각됐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그는 주식과 채권 모두 섭렵한 멀티플레이어다. 2003년 삼성운용 신탁 회계팀에 입사해 트레이더로 활동한 뒤 채권팀으로 옮겨 MMF와 혼합형 펀드를 운용하며 '채권매니저의 정석 코스'를 밟던 김 매니저는 2007년 ETF 본부에 합류했다. ETF 전체 시장 순자산이 1조원도 안되던 시절이다. '잘못 온 건 아닌가'라는 고민도 잠시, 2009년 채권형 ETF 상장이 허용되면서 관련 상품 설계부터 운용에 뛰어들며 ETF의 매력에 흠뻑 빠져들었다. ETF 운용팀에 와서 처음 주식형 ETF 운용도 맡은 그는 주식과 채권펀드를 동시에 담당하게 됐다.

올해 채권 ETF에서 큰 성과를 거뒀지만 '이제 시작'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회사 ETF팀 상사이자 선배인 배재규 전무가 과거 '주식 ETF로 주식시장을 흔들어보겠다'는 다짐을 했었는데 그 다짐이 현실이 됐다"며 "나 역시 채권 ETF로 채권시장을 흔들어보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올해는 그 가능성을 발견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며 "내년에는 주식 투자자를 겨냥한 채권형 ETF를 넘어 채권 투자자들에게도 적합한 상품을 상장해 채권 ETF 라인업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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