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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코칭] 부귀는 뜬 구름, 공명은 몽환과 같은 것

정운 스님

청빈, 적절한 욕심, 과한 욕망

인간에겐 3가지 유형의 삶 존재

야율초재, 유성룡, 유병충 등

귀감가는 역사속 삶 통해

탐욕심 반성 계기로 삼아보자

인간은 누구나 욕망을 가지고 살아간다. 곧 욕망이란 남들보다 더 열심히 살고자 하는 삶의 추진력이요, 원동력이다. 하지만 그 반대로 인간이 추락하는 원인 중 하나가 바로 욕망 때문이다. 이 욕망을 몇 가지로 분류해보았다.

첫째, 물건이든 명예든 명리에 끌려가지 않고, 청빈하게 사는 무소유적 삶.



둘째, 욕망을 적당하게 부리며 평범하게 사는 최선(最善)의 삶.

셋째, 지나친 욕망으로 자신은 물론 가족까지 고통스럽게 되는 삶.

이 세상 모든 사람이 첫째와 둘째 항목처럼만 살아간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문제는 셋째에 해당하는 과욕, 탐욕이다. 불교에서는 마지막에 언급한 탐욕에 대한 경계를 강조한다. 인간은 명예든 경제력이든 지나치게 탐욕을 부리면 인생에서 나락으로 떨어지게 되어있다. 탐욕을 부린 결과로 홀로 사는 승려는 자신의 업보로 끝나지만 일반인들의 삶은 자신만이 아니라 후대까지 불명예를 안는다. 그러니 한번쯤 사유해볼 문제라고 본다.

역사를 통해 볼 때, 대부분의 인물이 과욕으로 추락했지만 그렇지 않은 인물도 많이 있다. 먼저 몽골 징기스칸의 책사인 야율초재(1190~1244)다. 징기스칸은 부족을 통일하고, 여러 나라를 정복하면서 뭔가 허전함을 느꼈다. 대칸은 정신적 지주가 될 인물을 백방으로 찾았는데, 요나라의 야율초재가 적격인물이었다. 거란족 황족 출신인 야율초재는 천문·지리·수학·불교·도교·유학 등 학문에 능통했으며, 당시 유명한 고승이었던 만송(萬松) 행수(行秀,1166~1246) 밑에서 참선해 깨달음을 얻은 사람이다. 대칸은 모든 일을 야율초재에게 자문하였고, 그를 매우 신뢰했다. 몽골족은 어느 지역을 정복하면 잔인하게 사람들을 살상했는데, 야율초재가 대칸에게 건의하여 몽골의 잔인성을 잠재웠다. 칸이 죽고 2대 오고타이 시대까지 책사로 지냈는데, 오고타이 사후 섭정인에게 미움을 사게 되어 55세에 화병으로 죽었다. 그의 사후, 정적들은 그의 가산을 몰수해야 한다며 팔을 걷어 부치고 나섰다. 그런데 막상 조사해보니, 그의 재산은 거문고와 악기 10여개, 그림 몇 점과 수천 권의 책뿐이었다.

또 한 분의 청렴한 인물이 있다. 조선의 유성룡(柳成龍,1542~1607)이다. 필자는 사학자가 아니니 그를 평가할 만한 능력은 되지 못한다. 하지만 이순신 장군과 권율 장군을 발탁해 임진왜란이라는 국난을 슬기롭게 헤쳐나간 명재상으로 널리 알려진 인물이다. 전쟁이 끝나고 유성룡은 왜란 발생의 책임으로 조정에서 물러났다. 그를 탄핵하는 사람들은 ‘유성룡이 많은 토지를 가지고 있어 뇌물로 받은 재산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막상 그가 세상을 떠나자, 집에 남은 재산이 거의 없었다. 그의 아들들은 추위와 굶주림에 시달리며, 매우 궁핍한 생활을 하였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원나라 쿠빌라이 칸의 책사였던 유병충(劉秉忠,1216~1274)이다. 그는 생전 지인들에게 “부귀는 뜬 구름과 같고, 공명은 몽환과 같다.”라고 하였다. 하루는 쿠빌라이가 유병충에게 백금 천냥을 내렸는데, 그는 완곡하게 거절하며 말했다. “저는 그저 산야의 필부에 지나지 않으며, 운이 좋아 황제의 인정을 받아 조정으로부터 얻어먹고 삽니다. 그러니 저는 금덩어리가 소용 없습니다”라고 하자, 쿠빌라이가 “너는 친척이나 친구도 없느냐. 그들에게 나눠주어라”라고 반문하여 유병충은 마지못해 금을 받아 지인들에게 나눠 주었다고 한다.

어느 누구를 지탄코자 이 글을 쓴 것은 아니다. 어느 누구나 명리를 추구하게 되어 있다. 없는 데 욕심 부리지 않는 것은 말할 거리도 못되지만 얼마든지 탐욕부릴 수 있는 정치적 위치인데도 청빈하게 살다간 사람이라면 현 시대의 귀감이 된다고 생각한다. 무소유적 삶을 살다간 인물들을 통해 자신 속에서 꿈틀대는 탐욕심을 한 번쯤 반성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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