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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 허리와 40대

박영선 열린우리당 의원

[로터리] 허리와 40대 박영선 열린우리당 의원 허리는 신체부위 이외에 또 다른 사전적 의미로 ‘위아래가 있는 물건의 가운데 부분’이라는 뜻도 있다. 요즘 허리의 역할이 더욱 중시된다. 축구의 경우에도 과거의 ‘뻥 축구’에서 허리(미드필더)의 짧은 패스를 이용한 공간 활용이 전술의 핵이다. 기업 경영에서도 과거의 부서제에서 팀제로 전환되면서 허리(중간간부)의 역할이 중시된다. 인간은 직립보행을 하면서 두뇌 발달과 자유로운 손 사용, 언어구사가 가능했기 때문에 만물의 영장이 됐다. 직립보행으로 말미암아 가장 고통받는 것이 바로 허리다. 한국 사회가 서구와 같은 역삼각형의 인구 구조로 변해가면서 무거운 머리(노령층)를 지탱하느라 가장 고통받는 세대가 바로 허리에 해당하는 40대로 그들의 역할이 주목받고 있다. 우리나라의 40대는 그야말로 고통받는 허리다. 자기 앞날 걱정만으로도 어깨가 무거운데 자녀 양육에 부모 부양까지 짊어져야 한다. 세계 최고인 40대 사망률, 40대 사망자의 자살 비중 20.6%. 이런 통계가 이들의 고통을 대변한다. 소득 중 교육비 지출 비중이 가장 높은 세대는 바로 40대다. 40대 이후 세대는 연금개혁을 통해 사회안전망에 자신과 부모의 노후를 위탁하게 될 가능성이라도 있지만 40대는 그마저도 충분하지 않다. 연공서열식 종신고용이 젊은 시절에 그 노고에 대한 혜택을 덜 받고 장년이 되서 혜택을 더 받는 구조라는 점을 감안하면 종신고용의 틀이 붕괴되면서 가장 큰 피해를 본 세대는 40대라고 할 수 있다. 정치적으로도 4ㆍ19 세대와 6월 항쟁 세대 사이에 낀 존재. 유신의 암흑기에 청년시절을 보냈고 경제적 기반을 채 잡기도 전에 외환위기를 겪은 세대. 한국 사회에서 가장 치열한 경쟁을 겪으며 학창시절을 마치고 경쟁에서 겨우 숨을 돌려 연공서열의 혜택을 맛보려했더니 외환위기라는 해일이 몰려와 자신의 미래에 불안을 느끼는 세대가 바로 40대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허리가 신세 한탄만 하고 있으면 나라의 장래가 없다. 세대간 갈등의 골은 깊어지고 신바람이 사라진 요즘, 암울한 역사를 통해 담금질되면서 배양된 ‘고통을 나눌 수 있는 40대만의 휴머니티’와 ‘희망을 잃지 않는 꿋꿋함’이 절실히 필요한 시절이다. 40대는 더이상 ‘낀 세대’가 아니라 탈권위적인 30대 이하 세대와 이념의 틀에 짜여 있는 50대 이상의 세대를 이어주는 ‘무지개’ 세대가 돼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40대의 정서를 이해해주려는 따뜻함이 필요하다. 입력시간 : 2004-12-13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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