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턴가 기업들이 '착한 이미지'를 팔기 시작했다. 기업들은 그린마크, 공정무역 제품을 내세웠고 소비자들은 그 이미지를 함께 소비하고 있다. 소위 말하는 '착한 기업'이다. 하지만 이들이 보이는 것만큼 정말 착할까?
책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 지속 가능한 경영이라는 모토를 내걸고 '착한 이미지'로 포장한 대기업들의 내면을 파헤쳤다. 저자는 외국계 기업에서 기업 PR 및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담당했던 인물이다.
그는 '상생의 경영'을 외치면서 뒤로는 공급자를 쥐어짜는 대기업들, 착한 일을 위해 수천억 원을 쓰지만 그 몇 배에 달하는 분식 회계와 횡령을 일삼는 경영자들을 책에서 파헤쳤다. 또한 A+짜리 착한기업 리포트를 발행하면서도 지역사회의 환경을 오염시키고 사람들의 안전에는 눈을 감는 다국적 기업들, 투명경영을 주장하지만 기업 감사 앞에서 조직적으로 증거 인멸에 가담하는 임직원들의 행태에도 주목한다.
그러나 기업의 본질은 이기심을 바탕으로 한 이윤 극대화이기 때문에, 이기적으로 돈을 버는 기업에 대한 대중의 반발 앞에 정작 기업은 정체성의 혼란을 겪게 된다. 이기적인 존재이면서 이타적으로 행동해야 하는 자기 분열에 빠진다는 것이다.
이에 책은 이기적인 기업들이 왜 착한 기업 열풍에 뛰어들게 되었는지부터 '착한 척'에서 벗어나 진정 착한 방식으로 기업들이 돈을 벌 수 있는 방안을 이야기 한다.
이익만 추구하려는 기업이 대중과 진정으로 상생하는 해결책은 바로 '창조적 자본주의'이다. 이는 2008년 빌 게이츠가 다보스 포럼에서 처음 제시한 개념으로 "기업이 돈을 버는 동시에 자본주의 시장의 힘에서 소외되어 혜택을 못 받은 사람들의 삶을 개선시키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또한 하버드 대학교의 마이클 포터 교수가 제안한 '공유가치창조(Creating Shared ValueㆍCSV)'의 개념은 창조적 자본주의의 전략적인 실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동시에 소비자인 독자들에게는 '냉정한 눈'을 가져야 한다고 지적한다. 그 동안 우리가막연히 받아들였던 경제학 이론과 기업들이 해 온 말에 의문을 가지라고 말이다. ▦보이지 않는 손이 우리 모두의 이익을 만든다 ▦주주경영이 기업을 바른 길로 이끈다 ▦존경받는 기업이 착한 기업이다 ▦지속가능 경영 리포트를 보면 그 기업이 착한지 알수 있다 ▦착한 기업은 결국 이익으로 보상받는다 등의 5가지 잘못된 믿음이 우리의 눈을 가리고 있음을 꼬집었다. 1만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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