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일명 '다마(아주머니)'들이 금값 하락의 새로운 복병으로 떠오르고 있다. 미국의 금리인상과 중국 내 공급과잉 우려가 이들의 금 투매로 이어지면서 금값 급락을 부채질했기 때문이다.
21일 중국 매일경제에 따르면 전일 상하이금속거래소에서 국제 현물 금 가격은 1~2분 사이 급락하며 1온스당 1,073.28달러까지 하락했다. 콤트렌즈리스크매니지먼트의 그나나세카르 티아가라잔은 "아시아지역에서 나타난 금 가격 하락은 대형 펀드가 보유한 금을 매각한 것"이라고 전했다. 이날 상하이에서 2억달러(약 1조5,000억원) 상당의 현물 금 5톤이 단 2분 만에 거래됐다. 이는 하루 거래량의 25%에 해당하는 규모다. 이후 뉴욕상품거래소(COMEX) 금 선물 8월물도 4분 동안 1만2,000계약, 명목가치로는 13조달러 규모의 매도물량이 쏟아졌다.
상하이난화선물은 보고서에서 금 매도세의 단기간 악재에 의해서라기보다는 미국 금리인상, 공급과잉 우려, 중국 주가하락 등의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됐다고 분석했다. 장하이밍 투자분석가는 "미국 금리인상이 예상되며 달러가 강세를 보이자 리스크를 회피하기 위해 투자자들이 달러로 몰리고 있다"며 "중국의 금 수요가 줄어들었다는 통계가 공식 발표된 것도 투자자들의 매도심리를 자극했다"고 말했다. 외환보유액에서 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1.6% 수준으로 지난 2009년 6월(1.8%)에 비해 줄었다.
중국의 큰손인 다마들이 투자매력이 떨어진 금을 팔고 저가에 주식을 사려는 움직임도 금 매도의 원인이 되고 있다. 왕이재경은 "금 투자에 열을 올렸던 중국 투자자들이 올해는 대부분 증시로 몰렸다"며 "증시폭락 후 주가하락 만회를 위해 금과 같은 유동자산을 팔고 있다"고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다마들이 증시에서 저가 매수 기회를 노리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이번 매도가 거래가 가장 뜸한 시간에 대규모 매물을 내놓아 한 순간에 가격을 급락시켜 이익을 챙기려는 공매도 투기세력의 의도적인 거래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