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정지역으로 분류되던 강원도마저 뚫렸다고 하니 심각성이 더하다. AI 발생 농가가 다른 곳보다 기온이 낮은 강원도 산속에 있다 보니 바이러스가 지금까지 활동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지만 예년의 경우를 보면 설득력이 약하다. AI가 토착화돼 계절이나 지역에 상관없이 기승을 부리는 게 아닌가 하는 불안감마저 든다. 이번 AI 발생은 지난달 23일 전남 담양의 오리 농가에서 바이러스가 검출된 지 20여일 만이다. 이 때문에 5월을 넘기면서 방역당국이 긴장의 끈을 놓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달 농식품부는 "AI의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됐던 가창오리 등 철새가 거의 북상하고 기온도 오르고 있어 추가 확산 가능성은 낮아졌다"며 6월 중 AI 종식 선언이 가능할 것으로 봤다. 하지만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일러야 7월에나 AI 종식 선언이 가능하고 청정국 지위 회복도 9월 말께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방역당국은 더 이상 AI 추가 발생이 없도록 가금농가에 대한 일제 정밀조사와 추가 방역대책을 빨리 세워야 한다. 차제에 AI 종식 선언이나 청정국 지위 회복 시점에 집착하기보다 사시사철 신속한 대응이 가능한 상시 방역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신경 써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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