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장남인 박세창(40·사진) 금호타이어 부사장이 대표이사에 올랐다. 지난 2월 아시아나항공의 자회사인 아시아나애바카스 대표이사(부사장)를 맡은 데 이어 주요 계열사의 대표에 선임된 것이다.
금호타이어는 1일 기획관리총괄인 박 부사장과 이한섭 영업담당 부사장을 대표이사로 추가 선임했다고 밝혔다.
금호타이어는 기존 박삼구 회장과 김창규 사장, 2인 공동대표이사 체제에서 4인 대표체제로 바뀌었다. 박 부사장은 2012년 1월 금호타이어 부사장으로 승진한 후 3년여 만에 대표가 됐다.
재계에서는 금호아시아나그룹의 경영승계가 본격화된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박 부사장은 올 들어 경영 전면에 잇달아 나서고 있다. 금호타이어만 해도 지난해 기업개선작업이 끝나 박 부사장이 책임경영을 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 금호산업 인수전도 박 부사장이 진두지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박 회장이 연내 매각작업이 진행될 금호타이어 인수에 강한 의지를 밝힌 것으로도 보고 있다. 우리은행과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현재 금호타이어 지분 42.1%를 보유 중이다. 우선매수청구권을 보유한 박 회장과 박 부사장 등 금호아시아나의 보유 지분율은 9.1% 수준이다. 채권단은 현재 진행 중인 금호산업 매각 작업이 완료된 후 금호타이어 지분 매각을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금호산업 인수전에 깊이 관여하고 있는 박 부사장을 일찌감치 금호타이어 대표이사에 올리면서 그룹을 되찾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는 얘기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잇단 인사만 놓고 봐도 금호아시아나그룹의 경영권 승계작업이 빨라지고 있다는 증거 아니겠느냐”며 “금호타이어와 금호산업 인수전에도 총력을 다하려는 듯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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