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구단에 대한 기존 구단들의 싸늘한 반응도 이제는 누그러질 것 같다. 대세에 따르자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야구팬들로서는 쌍수를 들어 환영할 일이다. 수원이면 수도권 팬들에게 최적의 입지인데다 SK와 LGㆍKT가 벌일 통신 라이벌전도 볼 만하게 됐다. ‘야신’ 김성근 감독이 KT의 지휘봉을 잡고 화려하게 복귀하는 그림도 그려볼 수 있다.
하지만 분위기에 편승한 무조건적인 환영은 곤란하다. 신생구단의 모기업이 장기적이고 견실하게 구단을 운영할 수 있을지 현미경을 들이대야 한다. 물론 KT는 ‘모기업의 유동비율 150% 이상과 부채비율 200% 이하, 불입자본금 10억원 이상의 주식회사 설립, 5년 이내 2만5,000석 이상 전용구장 보유, 가입금 및 야구발전기금으로 총 50억원 이상 납부, 5년간 예치금 100억원 등’ 신생구단의 자격을 충분히 갖춘 기업이다. 문제는 행여나 10구단 창단 이후 생각보다 흥행이 안 될 경우다. 손을 털고 발을 빼기라도 한다면 8구단 체제보다 못한 시대로 퇴보할 수도 있다.
프로야구는 올 시즌 사상 최초로 한 시즌 700만 관중 시대를 열며 국민스포츠임을 재확인했지만 사실 우려의 목소리가 많다. 국민의 주머니 사정 악화로 상대적으로 저렴한 여가인 야구 관전이 특수를 누렸을 뿐 경기의 수준은 오히려 떨어졌다는 지적이다. 우수 자원이 한정된 상황에서 구단 수가 늘면 경기의 질은 더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 참에 최적의 훈련요건 확보와 중고교 야구부 전폭지원 등 신생구단의 진입 커트라인을 구체화해야 하향평준화를 막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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