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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분양시장에서 중견 건설사들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수도권 일부 지역에서 여전히 대형 건설사의 메이저 브랜드조차 고전하고 있는 반면 중흥·호반·우미건설 등 호남 지역에 기반을 둔 업체들은 올해 내놓은 단지들이 잇따라 1순위 청약마감을 기록하는 등 시장을 주도하는 분위기다.
업계 관계자는 "주택 시장 침체로 최근 2~3년간은 순위 내 마감 자체가 쉽지 않았다"며 "특히 상대적으로 브랜드 인지도가 떨어지는 중견 건설사가 잇따라 1순위 마감을 이어가고 있는 것은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분양마다 완판…중견 건설사들의 약진=6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청약을 받은 중흥건설의 '세종 중흥S클래스 리버뷰 2차'는 643가구 공급에 3순위까지 1,717명이 신청, 평균 2.67대1로 마감했다. 이에 따라 중흥건설은 올해 분양한 4개 아파트 모두 미달 없이 모두 청약을 마감하는 기록을 세웠다. 특히 이 회사는 이번 '세종 중흥S클래스 리버뷰 2차'를 제외하면 올해 분양한 3개 단지에서 모두 1순위 청약 마감하는 성과를 거뒀다.
호반건설 역시 올 들어 청약 불패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중흥과 마찬가지로 올해 공급한 4개 단지 모두 순위 내에서 입주자를 모두 채운 것. 이 중 전북혁신도시의 2개 단지와 충남 천안 불당 등 3개 단지는 1순위에서 청약을 조기 마감했다.
우미건설의 실적도 눈에 띈다. 중흥·호반과 마찬가지로 호남 지역을 기반으로 한 업체지만 경북 경산, 경기 평택, 강원 강릉 등에서 모두 순위 내 청약 마감 기록을 이어가며 사업 영역을 확대하는 분위기다.
이외에도 EG건설·반도건설·한신공영·이수건설 등이 올해 선보인 단지들이 대거 분양 성공을 이어가는 추세다.
◇택지지구 중심의 발 빠른 시장 대응이 비결=중견 건설사들이 분양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는 것은 대규모 택지지구 위주의 사업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허가 지연 우려 등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큰 자체 개발 사업 대신 안정적인 택지지구 중심으로 확대하는 추세다. A사 관계자는 "택지지구의 경우 수요자들이 브랜드보다는 입지와 가격에 주목한다"며 "중견 건설사들 최근 택지지구 위주로 사업을 확대하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시장 상황 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는 것도 중견 건설사들이 약진하는 이유로 꼽힌다. 오너 중심의 단순한 의사결정 구조를 갖추고 있다 보니 사업부지 확보에서 아파트 공급까지 시차를 최대한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중견 건설사 관계자는 "혁신도시의 경우 지난해 분양을 했다면 올해처럼 큰 성공을 기대하지는 못했을 것"이라며 "올해 공기업의 지방 이전이 가속화되고 기반시설도 빠르게 확충되면서 아파트 분양에까지 좋은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연고지를 중심으로 분양에 나선 것도 좋은 결과를 이끌어낸 원동력이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중흥·호반건설의 경우 주요 사업지역이 연고지인 호남권에 집중돼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지방 분양시장 대부분은 3~4년 전 대형 건설사 상당수가 사업 실패로 철수했던 지역"이라며 "최근 지방 분양시장 열기는 지역에 기반을 둔 중견 건설사들이 철저한 시장 분석과 시의적절한 대응이 만들어낸 결과"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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