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법원이 애플의 '밀어서 잠금해제' 특허에 대해 무효 판결을 내렸다. 애플은 항소심에서 특허권을 주장할 것으로 보이지만 원심 판결을 뒤집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5일 독일의 특허 전문 사이트 포스패튼츠에 따르면 독일 연방특허법원은 삼성전자와 모토로라가 애플의 밀어서 잠금해제 특허를 대상으로 제기한 특허무효 확인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밀어서 잠금해제는 화면의 아이콘을 손으로 밀어서 스마트폰과 태블릿PC의 잠금상태를 푸는 기능으로 해당 특허의 정식 명칭은 '해제 이미지에 동작을 가해서 기기를 해제하는 방식'이다. 이번 판결로 독일 내에서는 애플이 아닌 누구라도 이 기능을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애플은 삼성전자와 모토로라의 주장에 반박하면서 14개 항목에 걸친 수정안까지 제출했지만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법원은 "애플은 해당 특허가 충분히 다른 기술에 비해 새롭다고 주장하지만 유럽 특허법의 기술적 요구사항을 충족시키지 못했다"고 밝혔다. 특허권을 인정하는 핵심 요소인 창의성에서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 "법원의 이번 판결을 환영하며 앞으로도 독일시장에서 지속적으로 혁신적인 제품을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2001년 9월 애플이 '갤럭시' 스마트폰과 태블릿PC에 대한 판매금지 가처분 소송을 제기하자 이에 맞서 특허무효 확인소송을 독일 법원에 제기했다. 법원은 이듬해 2월 애플의 가처분 소송에 대해 기각 판결을 내놓았지만 애플 특허가 무효라는 삼성전자의 주장을 이번에 받아들인 것이다. 모토로라 역시 삼성전자와 별도로 애플 특허의 무효 확인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앞서 이달 2일에는 미국 특허청이 애플의 '바운스백' 특허에 대해 사실상 최종 무효 판정을 내렸다. 바운스백은 모바일기기의 콘텐츠를 손으로 넘기다가 끝 부분에 이르면 화면이 튕기도록 구성해 이용자에게 마지막 페이지임을 알려주는 기술이다. 애플은 20개 청구항목 중 3개에 대해 유효 판정을 받았지만 비교적 쉽게 회피할 수 있어 전문가들은 해당 특허의 효력이 사실상 다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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