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지속적인 기준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움직이지 않던 모기지론(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상승세를 타고 있다. 이에 따라 대출 상환 압력이 커지면서 미국 부동산 경기가 냉각기에 접어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특히 미국의 부동산 거품이 꺼질 경우 그 충격이 모기지 담보 채권을 통해 아시아 및 유럽에도 미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미 모기지금리 2주 연속 상승= 미국 모기지업체인 프레디맥은 22일(현지시간) 30년 만기 모기지 금리가 지난 주 5.74%에서 이번 주 5.80%로 오르며 2주 연속 상승세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15년 만기 모기지 금리도 5.37%로 1주일 전의 5.32%보다 상승했다. 그간 미 모기지 금리는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연이은 금리인상 행진에도 불구하고 좀처럼 오르지 않으며 부동산 활황을 이끌어왔다. 지난해 6월 이후 연방기금 금리는 1%에서 3.75%로 크게 올랐지만 모기지 금리는 1년 전 5.7%에 비해 별 변동이 없다. 하지만 최근 감독당국이 모기지업체에 대해 위험성을 경고하고 나선 가운데 모기지 금리가 상승세로 돌아설 조짐을 보이자 향후 주택경기 냉각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프레디맥의 프랭크 노사프트 부사장 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모기지 금리가 FRB가 원하는 대로 상승세를 타기 시작한 것 같다”며 “내년부터는 주택시장이 냉각되고 금리도 완만하게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미 집값 거품 꺼지면 아시아ㆍ유럽도 충격= 미국의 주택 거품이 꺼지면 그 불똥이 아시아와 유럽으로도 튈 전망이다.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AWSJ)은 이날 미국의 부동산 열풍이 식으면 미국 부동산을 담보로 발행한 증권을 대거 매입한 아시아와 유럽 투자자들이 큰 피해를 볼 수 있다고 보도했다. AWSJ에 따르면 올 들어 미국에서 주택저당증권(MBS)을 편입한 부채담보부증권(CDO) 발행이 크게 늘어 지난 7월까지 발행 규모가 350억달러에 달한다. 문제는 아시아와 유럽의 보험ㆍ연금펀드들이 고수익을 좇아 이들 CDO를 대거 매입하면서 부동산 거품붕괴에 따른 리스크에 그대로 노출돼 있다는 것이다. 해외 투자자들의 지난해 미국 MBS 투자규모는 전년보다 26% 늘어난 2,800억달러로 전체 발행물량의 6%를 차지했다. 핌코의 다니엘 이바스신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미국 모기지업체가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모기지를 담보로 유동화증권을 발행하고 있다”며 “미국내 투자자들조차 매입을 꺼리는 CDO를 외국 투자기관들이 대거 사들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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