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연금 개혁 태스크포스(TF)팀을 이끌고 있는 강기정 의원은 27일 기자회견을 열고 “새누리당이 개혁안을 하후상박이라고 하지만 하박상박 개혁안이고, 개혁안은 공무원 연금의 역사적 특수성을 잊은 것”이라고 규정하고 “동의할 수 없다”고 반발했다. 대신 사회적 합의를 이루기 위한 국민대토론회를 열겠다고 대안을 제시했다.
새정치연합이 이처럼 공무원 연금 개혁안에서 뾰족한 대안을 내놓지 못한 가장 큰 이유는 안일한 정치적 계산 때문이다. 당 내부에서는 청와대까지 나서 공무원 연금 개혁안의 연내 입법을 강조할 때만 해도 국민반응을 봐가면서 대책을 내놓을 것이라는 판단을 내렸다. 당의 한 관계자는 “국감 일정이 겹치면서 충분히 조사하고 대책을 내놓지 못한 것은 사실이다”면서도 “하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공무원들의 반발이 예상되는 공무원 연금 개혁을 정부와 여당이 주도하는 상황에서 어설픈 대안을 내놓을 경우 개혁에 찬성하는 것으로 보일 수 있고 이에 따른 정치적 손해를 계산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토로했다. 정부와 여당의 개혁 의지에 동조할 수도 없고 정부와 여당에 앞서 미리 개혁안을 내놓을 수 없는 상황에서 개혁안을 보면서 대응하겠다는 계산이 앞선 것이다. 결국 여당에 반대하는 목소리와 지지층을 흡수하겠다는 정치적 셈법에 골몰한 것이다. 실제 새누리당이 공무원 연금 개혁에 시동을 걸었을 때만 해도 새정치연합은 모르쇠로 일관했다. 더욱이 당내 연금 개혁 태스크포스(TF)팀도 이날 첫 회의를 갖고 대응 방안을 모색했을 정도다.
당 안팎에서는 당 지도부가 세월호 협상에만 올인하면서 시간을 허비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박영선 전 원내대표의 세월호 협상과 당내 추인 불발, 이에 따른 원내대표직 사퇴 논란, 새로운 원내대표 경선 등으로 정작 공무원 연금 개혁 대안 마련에 실패했다는 지적이다. 결국 당의 고질병인 계파간 갈등으로 인한 혼선, 당 지도부 사퇴와 비대위 체제 출범 등 당내 현안에 당력을 소비했다는 지적이 당내에서 거세게 일고 있는 상황이다. 당의 또 다른 관계자는 “공무원 연금 개혁안과 같은 이슈는 당이 집단 지성을 발휘해야 할 문제”라며 “하지만 우리당은 당 조직 재정비와 비대위 체제, 내년 전당대회 등으로 의원들의 관심이 모두 분산돼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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