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공회의소가 한ㆍ중 수교 20주년을 맞아 22일 발표한 ‘통계로 본 한ㆍ중 수교 20주년’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992년 한ㆍ중 수교 이후 20년간 한국의 대중국 무역수지 흑자는 2,726억달러로 같은 기간 전체 흑자규모 2,397억달러를 넘어서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지난 20년간 대중국 흑자를 제외하면 매년 약 16억달러씩 무역수지 적자를 경험했을 것이라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특히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대중국 무역흑자는 전체 흑자보다 408억달러가 많아 최근의 국내경기 회복에도 상당한 기여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 경제는 1992년만해도 미국(23.0%)ㆍ일본(19.6%)과의 교역량이 전체의 40%를 넘어서고 중국의 교역량은 4.0%에 불과했다. 그러나 20년이 지난 지금 한ㆍ중 교역량은 35배 가량 커져 중국은 20.4%로 일본(10.0%)ㆍ미국(9.3%)을 제치고 최대 교역국 위치에 올라섰다. 중국의 입장에서도 한국은 미국ㆍ일본ㆍ홍콩에 이어 제4대 교역국이다.
한국의 대중국 직접투자도 1992년 1억4,000만달러에서 지난해 35억8,000만달러로 25.3배 늘어났고 투자건수는 지난해 2,297건으로 같은 기간 7배 증가했다. 중국 역시 1992년 6건, 110만달러에 그치던 대한국 직접투자가 지난해 405건, 6억5,000만달러에 달했다.
한중 수교는 한국인의 밥상도 바꿔놓은 것으로 분석됐다. 수교 원년에 12억달러 정도였던 중국 농산물 수입은 이제 45억달러까지 확대됐다. 특히 국내 수입김치(1억2,090만달러)와 수입마늘(9,550달러)의 경우 거의 전량이 중국산으로 조사됐다. 이외에도 수입농산물 중 중국산의 비중을 살펴보면 팥은 99.5%, 당근은 98.3%, 양파는 94.4%, 고추는 93.2%, 쌀은 52.8%를 차지했다.
중국산 생활용품도 수교 당시만 해도 9,000만달러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33억5,000만달러로 37배가 증가했다. 수입생활용품 시장의 10.4%에 불과했던 중국산 생활용품이 이젠 절반 이상(53.7%)을 차지하게 된 것이다.
양국간 관광교류도 크게 증가해 수교 원년 방한 중국인 수는 9만명에 불과했으나 한류열풍이 불면서 지난해 222만명으로 24.7배 증가했다. 중국 관광을 떠나는 한국인도 같은 기간 4만명에서 418만5,000명으로 105배 급증했다.
박종갑 대한상의 조사2본부장은 “중국은 경제성장뿐 아니라 한국의 산업경쟁력을 제고하는데도 큰 몫을 담당했다”며 “앞으로는 한ㆍ중 교역과 더불어 한ㆍ중간 전략적 협력방안을 모색하는데도 더 큰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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