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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암 탄신 100주년 기념전 봇물
입력2004-02-01 00:00:00
수정
2004.02.01 00:00:00
박연우 기자
해강 김규진(海岡 金圭鎭) 문하에서 문인화를 습득한 고암 이응노(顧菴 李應魯)는 서예가 가지고 있는 조형의 기본을 현대화한 문자추상을 발전시켜 자신만의 독특한 예술세계를 갖고 있는 것으로 칭송받는다. 그러나 그는 1967년 `동백림`사건으로 파리서 귀국하여 옥고를 치르고 돌아간후 다시 1977년 또한번의 정치적 사건에 연루되어 서울 문헌화랑의 `무화(舞畵)`전을 끝으로 1989년 작고 직전까지 국내활동이 중단되었다. 분단의 현실속에서 정치적 탄압에 직면한 그에게 1980년 광주민주화운동은 새로운 화제(華題)를 제시하기도 했다. 군중들이 호소하는 자유의 외침을 종이 위에 옮겼는데, 그는 이 작품들을 `통일무(統一舞)`라고 이름붙였다.
올해는 1904년 출생한 고암 이응노의 탄신 100주년이 되는 해다. 이를 기념하기 위한 전시회가 여러곳에서 열릴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현재 대규모 기념전을 열거나 준비중인 대표적인 곳은 이응노미술관과 국립현대미술관이다.
이응노 미술관은 탄신일인 2일(음력 1월12일)에 전시를 연다.`이응노 군상(群像)전`의 타이틀로 80년대 초부터 고암이 작고한 해인 1989년까지 제작된 미공개 군상들을 소개한다. 국립현대미술관은 이응노 화백의 미망인인 박인경(이응노미술관관장)씨의 도움을 받아 11월 대규모 전시를 준비하고 있다. 이응노미술관이 10년단위의 한 세대별 작품을 집중적으로 관찰할 수 있는 자리라면, 국립현대미술관은 고암의 삶과 예술 그리고 작품세계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곳으로 모두가 비중이 있다.
그러나 이응노미술관의 이번 전시는 `문자추상`의 세계가 완성된 80년대 시기의 국내 미공개 작품이라는 점과 기호화된 인간의 무리가 화폭을 가득 채우며 화면에 율동성이 생성되고, 자유롭고 정확한 필력으로 인간의 생동력을 전달해가는 과정을 살펴볼 수 있어 좋다.
박인경관장은 “이번 전시는 죽기 직전까지 손떨림 하나없이 작품에 메달렸던 고인의 작품들이다. 소품에서 대작까지 있고 장소에 맞게 골랐는데 테크닉이 조금씩 다른것들로 모아봤다”고 설명했다.
50여점이 전시되는 `군상전`에는 대범한 운필로 그려진 1인상을 비롯해 수십인이 등장하는 소품 그리고 수백, 수천의 사람들이 그려진 대작까지 다양한 군상이 소개된다.
한편 이응노미술관은 올해 두번째 전시로 8월 `고암 파리 아틀리에전`(가제)을 연다. 파리의 아틀리에를 미술관에 그대로 재현하고, 고암과 그의 지인들이 선사한 작품과 파리 제자들의 작품이 전시될 예정이다.
<박연우기자 ywpark@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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