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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춰선 경제혈맥 피해 확산
입력2003-05-14 00:00:00
수정
2003.05.14 00:00:00
홍준석 기자
그 동안 녹다운 됐던 부산항은 군 장비 투입 등 정부의 비상수송대책에 힘입어 컨테이너 반 출입에 일단 숨통이 트였으나 아직은 역부족인 상황이다. 게다가 수도권의 수출입 화물 종합물류센터인 의왕 내륙컨테이너기지(경인ICD)도 경인지부 조합원들이 대다수 동조파업에 가담하며 마비 직전으로 치닫고 있다. 광양, 울산항 등 다른 지역들도 상황은 점점 악화되는 분위기다.
한편 그 동안 별 개입을 하지 않던 민주노총이 공식 기자회견을 갖고 앞으로 화물연대 파업에 대해 본격적으로 가담키로 천명해 귀추가 주목된다.
◇의왕 기지 사실상 마비=화물연대 경인지부의 파업으로 사실상 기능을 상실한 의왕기지(경인ICD)는 평소와 달리 한산한 모습이다. 동양 최대의 컨테이너기지이자 수도권 수출입화물의 종합집하장인 이곳은 하루평균 5,511 TEU(20피트짜리 컨테이너)의 화물을 처리하는 680여대의 화물트럭으로 정신없이 바빴으나 파업이후 100여대의 운송회사 직영차량만이 가동돼 물동량이 30% 선으로 뚝 떨어졌다.
화물연대 경인지부는 물론 경인ICD지회 소속 노조원 1,000여명이 동조파업에 들어가 운송 및 하역작업이 거의 이루어지지 않은 이날 대부분의 노조원들은 `재택파업`을 선택, 경인ICD주변은 200여명의 파업 노조원과 경찰 6개중대 600여명이 조용히 대치하고 있다.
◇숨통 텄지만 역부족인 부산항=파업 6일째인 부산항은 정부의 비상수송대책으로 반출입 컨테이너 물량이 20%대에서 47.6%까지 늘어나며 일단 숨통을 텄다. 하지만 야적장은 컨테이너 장치율이 85.6%에 달하는 등 여전히 포화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해 일부 부두의 기능은 마비상태다. 야드마다 컨테이너가 4겹씩 쌓인 데다 반출물량에 비해 반입물량은 크게 늘어 더 이상 야적해 놓을 공간이 없는 상태다.
신선대부두에서 컨테이너 차량 배차를 담당하고 있는 한 직원은 “비상대책으로 군까지 동원됐지만 파업이 조기에 수습되지 않으면 이 같은 대책은 땜질식 처방밖에 되지 않을 것”이라며 “당장 몇 개의 화물이 나가는 것 보다 파업의 장기화에 따른 대내외적 파장이 더 큰 걱정”이라고 말했다.
◇광양항 등 다른 지역도 악화=광양항 등 다른 지역의 상황도 나아지지 않고 있다. 광양항은 평소 대비 15.3%로 컨테이너 반출입이 뚝 떨어졌다. 이는 전일보다 10% 가량 감소한 것. 컨테이너 부두공단 광양사업단은 “13일 오전 8시부터 14일 오전 8시까지 광양항의 운송물량은 610TEU나 이 가운데 컨부두-철송장(역)간 476TEU와 터미널간이동량을 제외한 장거리 반 출입량은 80여TEU에 불과한 상태”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울산항도 화물연대 울산지부가 연대 파업을 시작함에 따라 컨테이너 화물차 반출입이 평소의 20% 미만으로 떨어졌으며, 충남 당진의 한보, 환영철강도 화물연대와 최종합의서 작성에 실패, 기대됐던 운송 정상화가 차질을 빚고있다.
◇민주노총, 화물파업 깊숙이 개입키로=민주노총이 14일 화물연대 파업에 대해 대화를 통해 적극적인 중재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민노총은 그러나 정부가 일방적으로 공권력을 투입할 경우에는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밝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단병호 민주노총 위원장은 이날 서울 영등포 민주노총 사무실에서 열린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물류대란 사태를 막기 위해 정부가 대화에 나서야 한다”며 “민주노총은 사태의 원만한 해결을 위해 교섭ㆍ조정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단 위원장은 그러나 “화물파업은 역대 정부가 양산해 온 비정규직 노동자문제”라고 규정하고 “만약 정부가 경찰병력을 투입해 강경하게 진압한다면 이를 비정규직 노동자에 대한 탄압으로 규정해 강력히 대응하겠다”며 대화와 투쟁 양면에 나란히 무게를 실었다.
<홍준석기자, 부산=김진영기자, 의왕=김진호기자 jsho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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