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금호산업은 '형식상 공동 상표권자로 등록된 금호석화의 상표권 지분을 실제 권리자인 금호산업으로 이전하라'며 지난 2013년 9월 소송을 제기했다. 금호산업은 상표권 이전 청구와 함께 금호석화와 계열사 2곳을 상대로 2009년 말부터 미납한 상표 사용료 260억원을 지급하라고도 청구했다. 금호그룹은 2007년 금호산업과 금호석화를 양대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면서 '금호' '아시아나' 등이 포함된 상표권에 대해 공동명의로 등록을 했다. 그러나 2009년 구조조정 과정에서 박삼구 회장이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아시아나항공 등 17개 계열사의 경영권을 갖고 동생인 박찬구 회장이 금호석유화학 등 8개 계열사의 경영권을 갖는 것으로 계열 분리하면서 갈등이 시작됐다. 금호산업 측은 그룹 상표의 실질적 권리자는 아시아나항공이며 금호산업이 아시아나항공으로부터 명의신탁을 받아 그 지분 일부를 다시 금호석화에 명의신탁한 것인데 약정이 해지됐으므로 금호석화가 이 상표 지분을 이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맞서 금호석화 측은 2007년 양대 지주회사 체제로의 전환을 계기로 그룹 상표에 관한 권리를 공유하도록 했으므로 금호석화 명의의 상표 등록은 그 실질에 맞게 이뤄진 것이지 명의신탁을 한 것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재판부는 "양측의 상표사용 계약은 금호석화가 이 상표 지분의 상당 부분을 이전받은 후에 체결됐고 피고에게 이 상표지분이 이전되기 이전에 원고가 이 상표의 권리자임을 인정할 아무런 문서도 작성된 바 없다"고 결론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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