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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가 없었다면 지금도 식당에서 일을 하고 있었을 것입니다. 이제는 주말 취미생활이던 비디오 제작으로 경력을 쌓고 돈도 벌고 있어 만족합니다."
14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 남쪽 첼시마켓 6층에 자리 잡은 '유튜브 스페이스 뉴욕'에서 만난 유튜브 제작자 케빈 리버씨의 말이다. 그가 운영하는 과학기술ㆍ발명품 소개 채널인 '브이소스2(Vsauce2)'는 지난 2012년 12월 설립 이래 300만여명의 구독자와 4억6,000만의 뷰를 자랑한다.
리버씨의 성공에는 유튜브가 지원하는 '유튜브 스페이스'가 한몫했다. 동영상 제작자들이 양질의 동영상을 만들 수 있는 공간과 시설, 교육을 무료로 제공하며 뉴욕 외에 로스앤젤레스, 영국 런던, 일본 도쿄, 브라질 상파울루 등 세계 5개 지역에서 운영되고 있다. 뉴욕의 경우 지난해 11월 문을 연 후 약 5,000명의 제작자들이 다녀갔다. 기자가 뉴욕 스페이스를 찾았을 때도 '유튜브 스타'를 꿈꾸는 100여명이 교육을 받고 있었다.
애덤 렐리스 스페이스 뉴욕 총괄책임자는 이날 언론 설명회에서 "제작자들이 새로운 실험을 통해 위험에 도전하고 양질의 콘텐츠를 만들어 다른 좋은 기회를 얻고 부수적인 수입을 얻기를 바란다"며 설립 취지를 설명했다. 물론 유튜브 측이 노리는 것도 분명하다. 인기 채널이 많아질수록 유튜브의 광고 수입이 늘어나고 콘텐츠의 질이 높아져 기존의 방송 매체를 위협하는 미디어 권력으로 떠오를 수 있다. 이른바 '윈윈 게임'인 셈이다.
시설에 대한 채널 운영자들의 만족도도 높다. 리버씨는 "임대료가 비싼 맨해튼에서는 상상하기 힘든 공간"이라며 "침실이나 거실에서 찍을 수 없는 작업도 가능해 완성도를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곳에는 3개의 스튜디오를 비롯해 영상편집실·분장실과 소품 등이 갖춰져 있으며 조명·촬영기법을 개선할 수 있도록 전문가들이 제작자들에게 강좌나 조언을 하기도 한다.
자신의 이름을 딴 채널을 운영 중인 멜로디 모리타씨도 유튜브를 통해 인생역전에 성공한 경우다. 일본계 미국인인 그는 "발레리나의 꿈을 찾아 뉴욕에 왔다가 1년 만에 부상을 당해 실의에 빠져 있었다"며 "전공인 발레를 시작으로 건강·미용·패션 등으로 콘텐츠의 영역을 넓히면서 일본 후지TV 앵커, 리포터 등 새로운 기회가 열렸고 미일 간 상호 이해 증진에도 기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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