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창업지원위원회가 7일 첫 지원대상 중소기업인을 선정한 김 모 사장은 담담하면서도 설레는 목소리로 서울경제신문의 취재에 응했다. 실패경험이 알려지면 자칫 편견의 벽에 부딪힐까 두려워 이름을 밝히는 것은 극구 사양했지만, 가시적 성과를 낸 후 당당하게 다시 취재에 응하겠다는 희망도 밝혔다.
그는 지난 2000년 교육용 소프트웨어 개발업체를 세우고 의욕적으로 사업을 벌였다. 그러다 회사가 궤도에 올라섰다고 믿었던 2008년, 거래처가 어려움을 겪기 시작하면서 유동성 위기가 왔고 갑작스레 폐업을 맞았다. 연구개발(R&D)을 위해 개인과 회사명의로 빌렸던 빚 20억원과 신용불량자의 꼬리표가 고스란히 그의 앞으로 돌아왔다.
당시 상황에 대해 묻자 잠시 말을 잊지 못했던 김 사장은 "사업하는 사람이 신용에 문제가 있어서 대표로서 역할을 못하는 게 가장 힘들었다"며 괴로웠던 심정을 털어 놓았다. 하지만 20억원을 들여 개발했던 시스템, 그를 믿고 지지해주는 직원들을 보고 김 사장은 마음을 다잡았다. 옛 직원들은 그가 재창업지원을 받겠다고 하자 "신용회복이 되면 컨소시엄을 만들어 함께 큰 일을 해줬으면 좋겠다"며 적극적인 지지 의사를 보냈다고 한다.
그는 "개인사업자로서 개발을 하다 한계를 느끼려는 시점에 재창업지원위원회가 생겼다"며 "자금적인 지원도 지원이지만 주식회사로 전환해야하는 시점에서 신용회복이 돼 큰 도움을 받았다"고 전했다.
제2의 도전을 시작한 그가 내놓은 서비스는 학습목적ㆍ수준을 파악해 학습을 제공하는 인공지능 교육용 소프트웨어. 예를 들어 자체 개발한 시스템을 통해 학습자가 영문법 중 관계대명사가 약하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맞춤형 학습을 시키는 방식이다. 그는 "처음부터 해외를 겨냥해 SW를 개발했으며 초등학생부터 성인을 위한 시스템까지 준비를 모두 해놨다"며 "해외에서 예전에 만났던 사람들을 다시 만나고 있으며 올 12월 정도면 계약건이 나올 것"이라고 기대했다.
마지막으로 재기지원제도의 문호가 더욱 넓히고 더 정교한 지원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10년 동안 '이게 제일 문제였구나' 깨달은 게 조직관리"라며 "당시는 몰랐지만 힘들었던 몇 간 기업 경영에 대해 몇십억원어치의 경험을 했으며 이건 초창기 회사 CEO들은 전혀 모르는 자산일 것"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