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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다시 심각하게 가라앉는 日
일본 다시 디플레이션 징후 뚜렷7월 산업생산 마이너스·소비자물가 3개월 연속 하락
신경립기자 klsin@sed.co.kr
지진피해 복구 수요와 정부의 친환경차 보조금 지급 등에 힘입어 간신히 살아나던 일본경제가 눈에 띄게 꺾이고 있다. 지난 7월 산업생산은 2개월 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서고 소비자물가는 3개월 연속 하락하며 낙폭을 키우는 등 디플레이션 징후가 다시 뚜렷해지고 있다.
일본 총무성은 31일 7월 전국 소비자물가(신선식품 제외)가 전년동월 대비 0.3% 하락했다고 발표했다. 소비자물가지수는 2월 이후 3개월 연속 상승하다 5월부터 다시 3개월 연속 하락했으며 하락폭은 6월에 비해 0.1%포인트 확대됐다. 총무성은 TV와 냉장고 등 내구재 가전제품 가격과 원유 가격 하락의 영향이 컸다고 분석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의 기치카와 마사유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일본은 여전히 디플레이션에 빠져 있는 상황"이라며 "글로벌 경기둔화가 장기화하면서 일본은행의 인플레이션 목표달성 시기도 미뤄지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본은행은 인플레이션 목표치를 1%로 설정했다.
물가 하락세가 이어지는 와중에 산업생산도 시장 예측을 크게 밑돌며 2개월 만에 하락 반전했다. 경제산업성은 이날 7월 산업생산이 전월 대비 1.2% 하락했다고 발표했다. 앞서 블룸버그통신이 집계한 시장 전문가의 예측치는 1.7% 상승이었다. 니혼게이자이신문과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은 중국 등 일본의 주요 수출시장인 아시아 지역 경기둔화로 휴대폰 부품 등의 생산ㆍ출하가 줄어들면서 경제의 하방 리스크가 커져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올 상반기 일본경기를 견인했던 정부의 친환경차 보조금 지급종료가 임박하면서 가을 이후에는 자동차 생산도 줄어 지표를 한층 악화시킬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날 시장조사기관인 마킷이 내놓은 8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도 전월보다 소폭 하락한 47.7에 그쳤다. 이는 지난해 대지진이 일어난 지 한달 뒤인 4월에 45.7를 기록한 이래 16개월 만에 최저 수준이다. 지수가 50을 밑돌면 제조업 경기가 위축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RBS증권의 니시오카 준코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하반기 중 경기위축 리스크가 점차 커지고 있다"며 "이에 따라 일본은행이 다음달 중에라도 추가 자산매입 프로그램을 가동시켜야 한다는 압력이 한층 거세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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