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계가 이달 말부터 일제히 여름휴가에 돌입하는 가운데 업체별로 휴가 양상이 대조를 보이고 있다. 현대중공업 등 ‘빅3’ 업체 임직원들은 두둑한 휴가비를 챙겨 1~2주 동안 느긋한 휴가를 즐기는 반면 중소 조선사들은 밀려 있는 주문을 소화하기 위해 휴가일정을 줄이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ㆍ현대미포조선ㆍ현대삼호중공업은 오는 8월4일부터 5일간 일제히 휴가를 떠난다. 현대중공업 계열은 납기가 임박한 선박 건조와 관련된 최소 인원을 제외한 대부분의 직원들이 느긋하게 단체휴가를 간다. 모든 임직원들에게 50만원의 휴가비가 지급되며 생산 및 관리직원 모두 일손을 놓고 재충전의 시간을 갖는다. 대우조선해양은 올해로 세번째를 맞이하는 집중휴가제를 실시한다. 8월2일부터 17일까지 무려 16일간 여름휴가를 즐기는 것. 올 여름휴가비는 지난해와 비슷한 50만원가량일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중공업은 28일부터 모든 임직원들이 생산현장을 떠나 휴식을 취한 후 다음달 2일 복귀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빅3 조선사들은 수주물량을 안정적으로 확보한데다 생산일정도 체계적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모든 생산공정을 중단하고 휴가를 다녀온다”며 “해외여행 등 장기간 여행도 다녀올 수 있기 때문에 임직원들의 만족도가 높다”고 말했다. 반면 후발 중소형 조선소들은 건조납기를 맞추기 위해 다소 빡빡한 여름휴가를 실시한다. C&중공업 목포조선소는 전 임직원을 2개조로 나누어 휴가를 실시한다. 그나마 휴일을 포함한 3박4일로 1차 휴가는 31일부터 8월3일까지, 2차 휴가는 8월14~17일이다. 휴일을 제외하면 사실상 하루나 이틀 정도 쉬는 셈이다. C&중공업이 휴가를 줄인 것은 빡빡한 선박 건조일정 때문. 첫번째 신조 선박인 8만1,000톤급 벌크선을 내년 초까지 성공적으로 건조하기 위해 모든 임직원들이 휴가일정도 줄인 채 생산현장에 매달리기로 한 것이다. 대한조선은 다음달 4일부터 5일간 2교대로 여름휴가를 다녀오기로 했다. 최근 1호 선박을 성공적으로 건조했지만 8월 말까지 17만500톤짜리 벌크선을 노르웨이 선주에 인도해야 하는 일정 때문에 한가롭게 휴가를 다녀오기는 힘들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후발 조선사들은 사업 초기 안정적인 납기준수를 위해 대형 조선사들처럼 한가롭게 휴가를 즐길 틈이 없다”며 “수년 후 조선사업이 안정궤도에 접어든 후에는 두둑한 휴가비와 함께 여유로운 휴가를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