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은행의 달러 채무에 대한 지급보증을 약속했지만 외평채와 산업은행의 크레디트디폴트스와프(CDS) 프리미엄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는 단기자금시장은 개선됐지만 글로벌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감이 확산됐기 때문으로 은행들이 외화자금을 조달하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뿐 아니라 자금조달비용 부담도 더욱 늘어날 것으로 우려된다. 22일 금융계에 따르면 지난 21일 현재 한국 외평채 5년물의 CDS 프리미엄은 전일보다 22bp(1bp=0.01%포인트) 오른 427bp로 또다시 사상 최고치 를 기록했다. CDS는 해당 채권의 부도에 대비한 보험성격의 파생상품으로 부도 가능성이 높아질수록 프리미엄이 올라간다. 외평채 CDS 프리미엄은 12일 367bp를 고점으로 하락해 200bp대까지 내려왔다가 다시 반등하면서 400bp를 넘어섰다. 산업은행의 외화 산금채 CDS 프리미엄도 계속 동반상승 추세를 보이며 21일에는 534bp까지 올랐다. 산업은행의 프리미엄은 민영화 계획 발표 이후 외평채와의 간격은 넓어지는 반면 시중은행과의 간격은 좁아지는 추세다. 올해 초만 해도 산은의 프리미엄은 외평채보다 5~10bp 높았다. 그러나 5월 말 무디스가 신용등급을 내린 후 상승 추세를 이어가며 이달 10일에는 575bp로 외평채와 208bp나 차이가 났다. 산은은 9월 말부터 외평채와의 프리미엄 격차가 100bp 이상 벌어지고 시중은행과의 격차는 20~40bp로 좁혀졌다. 21일에는 장중 한때 산금채 CDS 프리미엄이 국민은행보다도 높은 550bp까지 치솟기도 했다. 김영준 SK증권 애널리스트는 “리보가 하락하는 등 단기금융시장은 안정을 찾아가고 있지만 중국의 부동산 가격 하락 등 글로벌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로 전세계적으로 CDS 금리가 오르고 있다”며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른 외평채 CDS 프리미엄 상승은 정부의 정책에 좌우되는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5년물보다는 7년물, 10년물짜리의 상승폭이 더 크다”며 “은행이 떠안았던 리스크를 정부가 떠안은 것도 있고, 전세계적인 실물경기 침체를 반영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조문환 한나라당 의원은 이날 “산업은행 민영화 논의가 장기화될수록 불확실성이 가중되면서 CDS 프리미엄이 높아지는 등 조달비용이 올라간다”며 “산은의 외화조달 기능이 크게 위축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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