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경제를 부르짖고 있는 박근혜 정부가 지난 15일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을 발표했다. 하지만 여전히 애매모호한 내용들뿐이다. 혁신. 사전적인 의미로는 묵은 풍속·관습·조직·방법 따위를 완전히 바꾸어서 새롭게 함이다. 말은 참 쉽다. 하지만 현실과 접목하기는 너무도 어려운 것이 바로 혁신이다.
기존의 것을 버려야 새로운 것을 얻을 수 있음은 자명한 이치다. 하지만 효율성만을 강조하는 분위기 속에서 그 누가 위험을 무릅쓰고 기존의 틀을 깰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그렇다면 대한민국의 중소기업들은 어떻게 혁신을 이뤄내고 있을까? 사실 대한민국에서 중소기업을 경영한다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도 이미 혁신을 이뤄내고 있다는 반증일지 모른다. '강한 자가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살아남는 자가 강한 자'라는 말이 있다. 대한민국은 혁신적인 기업들이 살아남는 것이 아닌, 살아남는 기업이 바로 혁신적인 기업이라는 말이 어울릴 듯 싶다.
대한민국 중소기업들은 성장이 아닌 생존을 위해 혁신의 전쟁터로 내몰리고 있다. 밖으로는 엔저와 중국산 저가제품의 공세에 휘둘리면서도 안으로는 대기업의 단가 후려치기와 소비위축 속에 하루하루 생존을 위한 힘겨운 사투를 벌여가고 있기 때문이다.
재료비와 인건비는 나날이 상승하고, 환경규정과 품질규정은 갈수록 엄격해지는데 매년 10%의 단가인하 압박을 받는다면 살아남을 방법은 혁신 밖에 없는 셈이다. 무슨 도깨비방망이라도 있지 않고서야 기존 방식을 유지하면서 납품단가를 맞출 수 있단 말인가. 결국은 살아남기 위해서라도 기존 공정을 개선하거나 완전히 새로운 생산방식을 찾아야만 하는 것이 대한민국 중소기업의 현주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다 혁신적인 기업은 있기 마련이다. 살아남기 위해서가 아닌 미래를 위해 스스로 혁신의 길을 걷고 있는 기업들 말이다. 본지가 주최한 '2014 중소기업혁신대상'에 선정된 기업들이 아마도 그러할 것이다.
박근혜 정부의 창조경제가 남은 기간 대한민국 경제에 얼마나 새로운 활력을 불어 넣을지는 미지수다. 하지만 그 노력이 결실을 맺기를 그 누구보다 간절히 원하는 것은 바로 대한민국의 혁신을 주도하고 있는 중소기업일 것이다.
/안광석 서울경제비즈니스 기자 business@sed.co.kr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