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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서울 강남 개포 지구 등 저밀도 재건축단지를 풀어 중대형 아파트 공급을 늘리고 이를 통해 집값 안정을 꾀할 방침이어서 재건축시장의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서종대 건설교통부 주택국장은 27일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 “재건축 논의가 흘러나오는 강남권 중층 단지들은 안전상의 문제가 없을 뿐더러 공급확대 효과도 작다”고 말했다. 반면 “저밀도 단지의 경우 현재의 13평 아파트가 35평에서 최고 60평형까지 늘어날 수 있어 공급확대 효과가 큰 만큼 안전진단만 통과하면 재건축을 활성화한다는 게 정부의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서 국장의 이 같은 언급은 집값 불안만 야기할 뿐 공급확대 효과가 없는 중층 단지의 재건축은 불허하되 저밀도 단지는 중대형 평형을 대량 공급해 집값 안정을 꾀하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현재 강남권에는 재건축이 상당 부분 진척된 잠실 지구와 청담ㆍ도곡 지구 외에도 강남 개포, 서초 반포, 강동 고덕ㆍ둔촌동 일대에 2만여세대의 저밀도 아파트가 있다. 이는 소규모 신도시에 해당하는 규모로 재건축을 통해 신규 공급되는 물량만도 5,000여가구를 넘어선다. 그 동안 정부와 전문가집단 내에서는 재건축을 이용한 집값 상승은 차단해야 하지만 주택공급 확대 차원에서 재건축의 순기능은 살려야 한다는 논의가 이어져왔다. 강남 집값을 근본적으로 잡기 위해서는 공급확대가 필요한 만큼 강남권의 유일한 주택 공급원인 저밀도 재건축을 최대한 활용하겠다는 것. 다만 저밀도 단지 규제를 완화할 경우 이에 따른 단기간의 집값상승 부담 때문에 정책으로 연결되지는 못했다. 하지만 서 국장의 이번 언급으로 저밀도 단지의 고밀화를 통한 중대형 아파트 공급이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저밀도 단지 활성화 방안으로 일부 단지 용적률 상향, 일률적인 층고(層高) 규제 완화, 개발이익환수제 적용 임대주택 대형화 등이 가능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특히 용적률이 177%로 묶인 개포동 저밀도 단지의 용적률 상향 가능성에 무게중심을 두고 있다. 하지만 도곡주공 2차의 분양승인이 보류된 것처럼 재건축 절차가 투명하지 않거나 분양가 상승이 우려될 경우 언제든지 메스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LG경제연구원의 김성식 박사는 “저밀도 재건축단지는 강남권의 유일한 신규주택 공급원“이라며 “개포, 반포, 고덕ㆍ둔촌동 일대 저밀도아파트는 재건축 절차가 한창 진행되고 있는 만큼 재건축 질서를 바로잡는 정책을 견지하면 본래의 순기능을 살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서 국장은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서울공항 개발론에 대해 “서울공항은 안보상 중요한 기능이 있다”면서 “건교부는 이 같은 국방부의 의견을 존중한다는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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