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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남도 창원 시내는 빌딩과 유흥가·산업시설이 빼곡하다. 하지만 20~30분쯤 외곽으로 차를 몰아나오면 그곳에는 광활한 늪지대가 펼쳐진다. 한국을 대표하는 철새 도래지인 주남저수지다. 저수지 주인 격인 철새들은 봄이 오자 떠나갔지만 곳곳에 텃새화한 새들이 삼삼오오 날고 있다. 풍경으로만 보면 주남저수지와 붙어 있는 동판저수지도 손색이 없다. 주인이 떠난 황량한 습지를 봄바람난 객이 홀로 기웃거리다 왔다.
◇주남저수지=주남저수지는 매년 찾아오는 철새들과 다양한 수생식물·수서곤충 등이 사계절 내내 둥지를 틀고 있지만 그중 깃대종(생태계의 여러 생물 가운데 가장 중요한 종)은 단연 재두루미다. 하지만 신록이 퍼져가는 주남저수지에는 오리류 등 텃새로 변신한 철새들만 삼삼오오 짝을 지어 헤엄을 치고 있었다.
주남저수지는 지난 1980년 가창오리 5만마리가 월동한 것을 시작으로 천연기념물 203호인 재두루미, 205-2호인 노랑부리저어새를 비롯, 천연기념물 23종과 환경부 멸종위기 50여종 등 150여종의 다양한 철새가 둥지를 트는 자연사박물관이다.
주남저수지는 인근 주민들이 어로로 생계를 잇는 생활터전이기도 하다. 그러나 12~2월까지 3개월간은 철새들의 월동을 위해 어로행위를 금지한다. 지자체는 이를 위해 어민들에게 보상금 1억7,000만원을 해마다 보상하고 있다.
주남저수지는 낙동강의 범람을 받아주던 저습지였다. 약 6,000년 전 경북 고령 일대까지 도달하던 바닷물의 수위가 낮아지면서 낙동강은 주변의 지천이 모여 바다로 흘러가는 길목이 됐다. 이 과정에서 주남저수지 일대처럼 바닥이 낮은 곳은 낙동강이 범람한 물이 그대로 머물러 배후습지가 됐다. 저습지인 주남저수지는 농민들에게는 농업용수를, 어민들에게는 풍부한 어족자원을 공급해주는 낙동강의 선물인 셈이다.
그렇다고 철새와 사람만이 주남저수지의 주인공은 아니다. 이곳에서 볼 수 있는 가시연꽃은 우리나라에서 자생지가 몇 안 되는 희귀식물이다. 잎이 워낙 커서 백로와 왜가리들이 그 위에서 먹이사냥을 하기도 한다. 가시연꽃은 자화연·자인연·개연 등으로 불리는 수련과의 1년생 초본으로 평야와 늪지대에 자생하는 보기 드문 수생식물이다. 가시연꽃은 한여름이면 자주색 꽃을 피워 장관을 연출한다.
■주남저수지 생태문화탐방코스 1
생태탐방코스(0.8㎞) : 생태학습관→제방→전망대→연꽃단지→생태학습관
문화탐방코스(4.1㎞) : 생태학습관→제방→전망대→철새촬영지→낙조대→주남돌다리→주남수문→연꽃단지→생태학습관
■생태문화탐방코스 2
생태탐방코스(0.8㎞) : 생태학습관→전망대→주남수문→용산배수장→밀피(조망지)→주남수문 → 연꽃단지 → 생태학습관
자전거·마라톤 코스(4.1㎞) : 생태학습관→전망대→주남수문→용산배수장→밀피→(구)용산초교→백양마을→신동마을입구→주남수문→연꽃단지→생태학습관
■주남저수지 탐방 둘레길 코스(16.5㎞)
람사르문화관→주남돌다리→용산→합산→산남저수지→과수원길→석산리→화양리→람사르문화관
◇주남돌다리=동읍과 대산면 사이에 경계를 이루는 샛강에 위치한 돌다리로 주남새다리라고도 불린다. 주천강을 가로질러 동읍 판신마을과 대산면 고등포마을을 이어준다. 간격을 둬 돌을 쌓아 올린 뒤 그 위로 여러 장의 평평한 돌을 걸쳐 놓은 모습이다. 이 돌다리는 약 800년 전 강 양쪽의 주민들이 정병산 봉우리에서 길이 4m가 넘는 돌을 옮겨와 다리를 놓았다는 전설이 전해 내려온다. 1967년 대홍수 때 상판 1개와 교각이 내려앉은 것을 1996년에 복원했다.
◇마금산온천=창원시 의창동에서 1045번 지방도를 따라 북쪽으로 약 20분가량 차를 몰아가면 마금산 기슭에 위치한 마금산온천이 모습을 드러낸다. 약알칼리성 수질로 평균 수온이 55℃ 이상을 유지하고 있으며 나트륨·철·칼슘·라듐 등 20여종의 광물질을 포함하고 있다. 피부병·잠수병 등에 뛰어난 효험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마금산온천에 대한 고문헌상의 기록은 세종실록지리지·동국여지승람 등에 나타나고 있다. 조선 후반기 잠시 폐쇄됐다가 일본인에 의해 재발견됐으며 이곳 출신인 손진일씨가 인수, 오늘에 이르게 됐다. 마금산 온천 지역 영업소 시설물 외부에는 누구나 무료로 즐길 수 있는 마금산온천 족욕체험장도 있다. 3월1일~11월30일 사이, 정오~오후9시까지 운영하며 매주 월요일에는 쉰다. /글·사진(창원)=우현석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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